20240624
최근에 아주 감명 깊은 영상을 하나 보고 그 영상에서 다룬 책을 한 권 샀다. 영상과 책에서 내가 꽂힌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내가 장인들을 탐구하는 목적과도 맞닿아있었다.
(명조체는 책의 본문 발췌)
'전문가의 방식과 행동을 관찰하고 그 기술을 훔쳐 내 것으로 만든다.' 이것이 숙달로 이어지는 대원칙이다.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에 녹여 습관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교육 현장에서는 이 '훔치는 힘'을 일류가 되기 위한 대원칙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중략)
장인들은 문하생들에게 일일이 친절하게 가르치지 않았다. 따라서 초보자들은 장인이나 선배 문하생들의 행동을 어깨너머로 관찰하며 본인 스스로 터득해야 했다. 말 그대로 '모방'과 '연습'이 아니면 전혀 배울 수도, 터득할 수도 없는 것이 장인들의 기술이었다.
일류가 되는 조건으로 '훔치는 힘'을 첫 번째로 꼽은 작가는 장인의 도제식 교육에서 훔치는 힘을 언급한다. 체계적으로 직접적으로 가르치지 않는 도제식 교육에서 배우는 사람은 그저 스승이나 선배가 하는 것을 따라 하고 연습하면서 점점 열망이 생겨난다. '저 기술을 언젠가는 따라잡고 말겠다'라는 열망 같은 것 말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훔치는 힘' 이전에 말하는 것은 '기술을 훔치려는 의지'이다.
나와 같은 경우도 막연한 동경이 일순간에 일었다. 장인의 모습 속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떤 힘을 느꼈고 나도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으니 말힌다. 그렇게 눈에 보이는 유형의 작업과정을 담아냈고 앞으로는 무형의 본질에 더 집중하려고 하는데 책에도 이와 같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기술을 훔치는 힘은 '암묵지'를 얼마나 명확하게 '인식하는지'에 달려있다.
(암묵지:개인의 기술이나 경험 속에 숨어 있지만,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지식이나 능력)
기술을 훔치는 힘은, 암묵지를 본인의 의식으로 자체 해석하여 형식지로 발현하고, 이를 다시 자기 안에 스며들게 하는 힘을 말한다.
내가 왜 장인들을 탐구하려고 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내재화할 것인지에 대한 감각들만 존재했는데 우연히 본 영상과 책의 구절 속에서 조금 더 구체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럼 앞으로 장인의 경험과 행동을 관찰하고 그들의 행동 속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살펴보면 조금 보편적인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종 선생님의 일대기 속에서 내가 궁금한 것들을 적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