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 합리적인 이유 4가지
'가장 합리적인'이라는 말에 이끌렸다면 먼저 매우 주관적인 생각임을 밝힌다.
(동시에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음을 덧붙이며.)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고 정부에서는 창업지원금에 막대한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창업은 남의 일처럼 느껴지고, 무모하고 먼 일처럼 생각된다.
20대 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드문드문 주변의 친구들이 창업을 했다거나 스타트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지만 여전히 이 길이 주된 진로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사실 창업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내 생각이 전 세대에 걸쳐 적용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30대 이후를 겪어보지 못한 20대 중반의 내가 다른 상황에 있는 분들의 선택의 합리성을 논하는 게 모순이라고 느껴져 20대에 한정 지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창업이 합리적인 선택인 데에는 4가지 이유가 있다.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여기서 말하는 창업은 조금은 러프하게 '나의 일'로 정의한다.)
1) 우리는 살면서 한 번은 창업을 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2) ROI(Return On Investment)가 높다
3)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다
4)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옵션들이 있다
그럼 1가지씩 짚어보자.
1) 우리는 살면서 한 번은 창업을 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예전에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존재했다. 퇴직 연령, 연금, 평균 수명 등 많은 요소를 고려했을 때 가능한 개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도 평생직장을 보장받을 수 없다. 은퇴 이후에도 우리 눈 앞에는 30~40년 정도의 삶이 남아 있다.
물론 시대가 변함에 따라 60세 이후에도 재취업이 유연한 사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예측에 불과하며 우리는 주체적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그 방법이 창업이다. 어떠한 직장을 갖더라도 우리는 그 직장에서의 수명이 다하는 시기를 맞을 것이고 어떤 선택이 합리적 일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창업이라 생각이 든다면 20대의 창업은 합리적인 조기 교육 혹은 노후 보장(매우 희박한 확률로 20대에 성공하는 것도 가능하다.)이라고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2) ROI(Return On Investment)가 높다
*ROI는 투자자본수익률이라는 용어로 투자 대비 얼마나 수익성이 있는지를 의미한다.
두 번째 이유는 두 가지 옵션 비교를 통해 살펴보자.
- 1 옵션) 90% 확률(Investment)로 얻을 수 있는 10만 원(Return)
- 2 옵션) 10% 확률(Investment)로 얻을 수 있는 1000만 원(Return)
- 각 옵션을 1번 수행한다고 했을 때의 기댓값은 각각 9만 원과 100만 원이다.
- 각 옵션을 5번 수행한다고 했을 때의 기댓값은 각각 45만 원과 500만 원이다.
- 각 옵션을 10번 수행한다고 했을 때의 기댓값은 각각 90만 원과 1000만 원이다.
각 옵션을 한 번 수행했을 때는 Return은 91만원이 차이가 난다. 횟수가 늘어날수록 2 옵션의 확률은 여전히 희박하지만 1 옵션과 2 옵션의 Return 격차가 계속해서 벌어진다. 성향에 따라 다르게 판단하겠지만 결코 비합리적인 선택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글과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이지만 이와 같은 논리 때문에 나는 창업에 빠르게, 많이 도전해보는 것이 더욱 합리적인 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서 내가 임의로 정한 Investment와 Return의 값이 객관적인 지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표에 대한 객관성은 우리 주변의 많은 사례들을 통해 어렴풋이 알 수 있다. 퍼스트 클래스 승객의 대부분, 40대 이전에 억대의 차를 소유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창업가이다. (태초부터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분들은 제외한다.) 확률 및 수치의 정확한 설정은 아니지만 의미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
또한 확률이 Investment로 표현되는 것은 다소 모순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20대에 행할 수 있는 Input은 비교적 한정적이다. 10%의 확률을 가질 수만 있다면 우리의 Input을 조금 더 투자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여기서의 확률은 우리의 능력 혹은 노력 여하에 따라 어느 정도 높일 수 있다. (물론, 나는 사업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3.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창업을 하게 되면 정말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창업은 어떠한 일의 전 과정을 경험한다는 이야기이고, 이 것은 전 과정의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음을 의미한다. 제품을 만든다고 할 때, 우리는 생산 공장은 물론 판매처, 고객 등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한다. (사람들과 많이 마주하지 않는 일도 있다. 수익성이 있다는 전제하에 훨씬 좋은 비즈니스일 확률이 높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히 경험에 그치지 않는다. 모든 일에 자신이 책임자가 된다는 것은 주체의식을 갖게 하고 주체의식을 갖고 일에 임하는 사람은 수동적으로 일을 수행하는 사람과 비교할 수 없는 사람으로 세팅되는 것이다.
4.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옵션들이 있다
창업을 꺼리는 이유는 크게 1) 금전적인 리스크 2) 시간적인 리스크 3) 확률적인 리스크 가 있다. 아쉽게도 3) 확률에 대한 리스크는 아직 내가 말할 수 없다. 창업에 성공할 확률을 높이려고 노력하지만 여전히 너무 어려운 일이며 앞서 언급했듯이 나는 '운'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를 근거로 삼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다만 노력 여하에 따라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1) 금전적인 리스크와 2) 시간적인 리스크를 살펴보자. 대부분의 경우에 창업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지원금 혹은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옵션들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생겼다. 경우에 따라서 자신의 자본금을 투자할 수도 있지만 이는 어느 정도 선택의 문제가 되었다는 의미이다. (마음 아프게도 나는 나의 자본금을 투자하여 리스크를 줄이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이것은 불가피한 선택이 아닌 나의 선택이었다.)
많은 20대들에게 시간도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이다. 주변 사람들이 취업을 준비하고 시험공부를 할 때 다른 길을 가는 것은 꽤나 무서운 일이다. 우리는 항상 남들과 함께 비슷한 길을 가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업을 하고 있는 시간은 절대 허비하고 있는 시간이 아니며 실패하더라도 자신의 경험이 증발하는 것이 아니다. 창업을 성공과 실패라는 이분법적인 결과로 나눈다면 2년간의 실패로 여겨지겠지만 창업이라는 경험에 집중한다면 2년이라는 경험을 무기로 갖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모두가 비슷한 이 시대에 자신만의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나는 훗날 이 시간적인 리스크에 관한 이야기를 꼭 증명해내고 싶다.)
사실 창업에 관해 이야기했지만 이것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리더보다는 팔로워가 편하고, 체계를 만들어나가는 것보다는 만들어진 체계에서 일하는 것이 편하고, 작은 규모의 일에서 시작하기보다는 큰 규모의 일에서 시작하고 싶을 수 있다. 이건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다만, 창업에 관심이 있음에도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이 두려운 20대라면 이 글이 창업과 취업이라는 선택의 줄다리기 속에서 창업이라는 선택에 조금이라도 힘을 실어주기를 기대한다.
(진로를 창업과 취업이라는 이분법적인 길로 나눈 것은 나의 협소한 직업관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창업은 너무나도 재밌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