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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랄라 1일차...

가방이 안열리다..

by kaychang 강연아

이번 케랄라 여행도 밤비행기 표 밖에 구할수 없었다고 하여 케랄라의 티루바난타푸람 공항에 새벽 12시가 넘어서 도착하였다. 구이름인 트리반드룸도 외우느라 힘들었는데 이제는 티루바난타푸람이라고 자주 불러서 익숙해져야 한다...

3개월 반 전에 도착했을 때와는 또 다른 상쾌함과 정겨움이 있는 공항이었다. 남편 파트너인 아닐의 가족들과 같은 비행기를 탔기에 인사를 나누고... 아들은 대학졸업후 석사과정을 위해 독일 유학을 기다리고 있는 훈남이고 성숙된 분위기의 딸은 11학년 재학생이란다. 그리고 회사의 인사를 담당하는 부인과도 오랫만에 재회하고... 얌전한 분위기의 고운 분이다.

고맙게도 아닐이 우리를 픽업하려고 새 도요타 차를 타고 일부러 나와주었다. 번쩍거리는 실내외장이 멋지다. 가족들은 옛날 차를 타고 갔는데 아들이 중간에 우리와 합류하였다. 밤길이다보니 우리 데려다 주고 집 가는 길에 아버지와 말벗이 되어 줄려고 한단다. 멋진 청년이고 차를 타고 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우리 아들들이 생각이 났다.


호텔은 지난 번에 몇번 오가던 번화가에 자리잡고 있었고 이곳의 명물인 룰루몰과 회사 중간에 자리하고 있었다. 워낙 제일 큰 5스타 호텔에 체류하려고 했으나 귀빈들 몇십명을 모셔야 하니 방이 부족하여 회사 가까운 곳으로 다시 부킹해 준 것이다. 로비도 아름답고 방도 깨끗하고 넓고 좋다. 이렇게신경써주는 남편의 파트너가 새삼 고맙다.

아... 그런데 내 가방이 안 열린다. 이럴수가! 새벽 1시 넘어 방에 들어와서 한시간 가량 가방과 씨름하였다. 3시가 되어가자 회사에 가야하는 것 때문에 잠을 자기로...


인도에서 선물받은 US Polo 기내 가방이기에 잠금장치 푸는 법을 영어로 아무리 찾아서 트라이해도 안되기에 포기하고 잠금장치를 부셔야겠다면서 잠이 들었는데...


아침 6시 반에 눈을 뜬 나는 우리말로 잠금장치 푸는 것을 찾아보았더니 아주 쉽게 설명이 되어 있었고 자는 남편이 깰까봐 핸드폰 후레쉬로 비춰가면서 계속 따라가보니 철커덕하고 열리게 되었다. 내가 정해놓은 잠금번호가 듣지 않아서 골탕을 먹던 차에 이런 식으로 잠금장치를 풀수있다니 여기에 소개한다.


숫자 밑의 돌리개 부분을 빛을 비추어서 자세히 보면 톱니로 되어있는데 돌리다보면 비어있는 부분이 나온다. 세개를 모두 빈 공간으로 만들어놓고 한 손은 여는 곳에 여는 자세로 고정하면서 숫자 하나씩 옆으로 밀다보니 탁!하고 열리게 된다...

새벽에 별짓을 다해서 잠금장치가 엉망이 되었다.

가끔 정해놓은 잠금번호가 안 듣는 일이 일어나는 모양인지 인터넷 상에 해결방안이라고 많이 나와 있었다. 이것저것 트라이한다고 오일도 넣어보고 안쓰는 카드를 다 망가뜨리기도 하고 뾰족한 것을 찾느라 헤매기도 했는데 위의 방식으로 천천히 하니 정말 5분도 안되어 해결! (타인의 가방을 그리 열면 당연 위법인 것은 아시지요?)


한시름 놓았다. 다행히 구김이 안지는 옷을 입고 온터라 그대로 입고 잤었는데...ㅎ 신나서 베란다에 나가서 바깥 구경도 하고 티루바난타푸람의 하루를 신나게 시작할수 있게 되었다.

호텔 바로 앞의 도로가 중심되는 도로로 공항과 회사간에 직접 연결이된다.

아침식사는 인도식이었지만 괜찮았고 커피가 맛났다. 차이도 괜찮았고... 특이한 스팀 바나나는 두개나 먹었다는...


가끔의 이런 생각지도 않았던 곤란함은 담담한 일상에 감사함을 일깨워준다. 감사하면서 아침을 여는 케랄라 1일차이다.

신선한 바람이 분다. 옥상에 위치한 수영장에서...
호텔 옆에 또 다른 호텔이 아침 일찍부터 건설중... 철근을 한개씩 위로 올리는 장면이 특이해서 사진을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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