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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Sep 27. 2024

운좋은 아침

무지개를 보다, 우리 동네 이모저모

그동안 소소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오늘 새벽에는 소나기가 많이 내렸습니다. 소에게서 직접 짠 우유를 사러 가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라면서 일찍 일어난 우리 부부는 호박죽을 먹고 어제 반죽해놓은 빵을 OTG에 집어 넣어두고 비가 그치기에 밖으로 나섰습니다.

철길을 따라 걷다보니 무지개가 떳습니다. 마침 기차도 오기에 한 컷 남겼습니다. 2,3분 뒤에 구름이 걷히면서 환해지자 무지개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네요..여하튼 운 좋은 아침입니다.

새벽  걷기 하다가 근처 노상가게에서 사탕을 사서 사람들에게 나눠주곤 하는데요... 그 판매하시는 아주머니의 옷이 무척 추레하더라고요, 그래서 델리 사로지니 마켓에서 구입한 면으로 된 숄과 요가 매트 밑에 깔던 비닐 매트를 안쓰기에 전날 가져다 주었습니다.

너무 일찍 갔기에 포장해 놓은 틈새로 놓고 왔는데 오늘은 6시 반도 안되었는데 가게를 었더라고요. 저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나 봅니다. 나는 이른 시간엔 안계시니 생각지도 않았다가 별것 아닌데 너무 고마워하니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러고 직접 짠 우유를 사러 어느 집에 들어섰습니다.

오늘은 할머니께서 밥을 짓고 계시는데 코코넛 겉 껍질 말린 것으로 불을 때고 계시네요. 그저께 방문시에는 양배추를 가늘게 많이도 썰고 계셨는데 연세도 많은 듯 한데 가정을 위해서 아침부터 뭔가를 하신다는데 엄지 척!

요리에 쓰는 코코넛은 살수 있다며 세개를 까주는데 두개만 사서 갖고 왔다. 한개에 20루피씩! 양젖을 먹고 싶었는데 어미가 새끼 세마리를 키워야되서 소젖만 살수 있다고 한다.

어제는 우유가 다 떨어졌다고 하더니만 오늘은 우리가 오기를 기다렸는지 얼른 들고 나와서 가져온 플라스틱 에 부어줍니다. 500ml에 30루피입니다

며느리가 언제나 활짝 웃는데 반해 시어머니 되는 사람은 뭔가 항상 못마땅한 얼굴입니다. 그래도 우유를 챙겨주고 잔돈까지 챙겨주니 고맙지요. 처음으로 소젖을 직접 먹는다고 생각하니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보통때보다 일찍 집에 돌아와서는 남편 머리를 약간 커트해주었습니다. 이곳 이용실에서 케랄라 스타일로 해달라고 했더니 워낙 짧게 잘라 놓아서 앞머리는 아직도 짧은데 뒤가 좀 길었거든요... 코비드 당시 구입한 컷터기로 2년 넘게 계속  이발하다보니 웬만한 것은 대강 할 줄 압니다.

내멋대로 아침에 뚝딱 만든 빵

그리고 커피와 빵으로 또 포식합니다. 새벽에 호박죽 한그릇을 먹었는데도 금방 만든 빵이 우유를 많이 넣은 남부식 커피와 술술 잘 들어갑니다. 이러니 과식해서 몸에 종기나 뾰루지 같은 것이 나지요...ㅠㅠ


새벽에 걷기하고 밤에는 저녁 먹고 옥상에 올라가 시원한 밤하늘을 조망한지 꽤 됩니다. 한달이 넘어가면서 점점 안정을 찾아 갑니다.

아침 저녁으로 멋진 해돋이와 석양을 볼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발로 뛰면서 대하는 우리 동네 주변의 모습에 애정을 느낍니다. 매일 바나나와 땅콩을 사다보니 동네 무슬림 수퍼 주인과 벌써 친구가 되었구요, 여기도 플립카트와 아마존으로 온라인 주문이 가능하다보니 삶이 여유로와졌습니다.

단골 구멍가게 주인의 뒷모습. 그도 우리가 일찍 다니는 것을 알고 30분 일찍 나와서 가게 문을 열기 시작했당!



알고보니 주변에 생선 가게도 있어서 제법 큰 생선 4마리를 100루피에 사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겐 생소한 타피오카, 처음에는 마인가해서 남편이 사왔는데 제법 맛이 괜찮습니다...( 대신 미리 끓여서 독소를 없애야 한답니다.)도 발견해서 카레에도 넣어먹고 볶음에도 넣고 하는데 좋습니다.

또 뭐가 있나? 아, 아침에 운동할수 있는 운동장을 발견했습니다. 동네 조기 축구회가 매일 축구를 합니다. 주말이 되면 사람들이 두배로 늘어나서 두군데서 축구를 하더라고요. 케랄라는 축구가 대세인 모양입니다. 한편에서는 경찰이나 군인들이 되겠다고 실기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나 일반인들을 위한 과외도 고 있습니다.

학교 운동장 주위로는 무슬림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새벽부터 기숙사 학생들인지 벌써 교실에 나와서 밖을 내다보면서 환한 미소를 짓습니다. 근처의 학교 이름도 남자 학교와 여자 학교로 구분된 무슬림 학교입니다. 나름 집들이 크고 동네가 깨끗합니다.


그 동네 입구에는 시바신을 섬기는 절이 딱 버티고 있는데 서로 잘 융화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조화롭습니다. 점점 우리 동네가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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