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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ide Feb 11. 2022

발도르프, 그리고 떼제

아기가 발도르프어린이집을 다니게 되어, 자연스럽게 발도르프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하면 할수록 발도르프 음악과 떼제 음악 사이에 비슷한 점이 많아서 놀라고 있다.


1. 떼제 음악은 화려한 기교보다는 간결한 멜로디와 반주를 추구한다. 화려한 교회음악은 찬양에 홀리도록 해주는 장점도 있지만, 자칫하면 가사의 메시지를 잊을 수 있다. 그래서 떼제에서는 연주자나 솔로리스트들이 화려한 연주나 기교로 앞장서서 이목을 끌기보다, 각자가 찬양에 깊이 빠질수 있도록 촉진제 정도로만 작용한다.


발도르프 음악도 그렇다. 화려한 반주와 자극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주어야 반응하는 아이로 만들수 있다며, 무반주를 선호하고, 게다가 선생님들이 노래를 '틀어주지' 않고 직접 불러주신다.


2. 떼제에는 돌림노래가 많다. 돌림노래를 하다보면, 타인이 어디쯤을 부르고 있는지 계속 신경을 써야 한다. 선창자가 끝맺음을 맺을때 나 혼자 안 맺으면, 약간 쑥쓰러운(!) 상황도 생길 수 있다.ㅋ 그런데 그게 또 매력이다. 


발도르프에서도 돌림노래를 한다. 돌림노래는 너무 까다롭지만, 그 과정에서 전체와 개인의 조화를 느껴보도록 한다는 것이다. 


3. 떼제 노래의 언어는 다양하다. 프랑스 떼제에 있는 노래책에는 한 곡당 5-6개 이상의 언어로 불릴 수 있도록 쓰여있다. 기도 시간에 어떤 언어로 부르던, 내 옆자리 사람과 다른 언어로 부르던 무방하다. 떼제는 다양함 속에서도 일치함이 가능하다고 보는데, 이에 우리가 꼭 동일한 언어로 부르지 않아도 일치함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떼제 모임 시간에서 내가 특히 사랑하는 시간은, "각자의 언어로 주기도문을 암송하는 시간"이다. 종파, 언어가 뒤섞인 사람들이 다양한 자신의 방식으로 주기도문을 읊는다. 빨리 끝나는 사람도 있고, 늦게 끝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각자의 기도에 방해받지 않고, 오히려 그를 존중해주며, 함께 마무리짓는다.


발도르프 교재에 써있는 아프리카 속담, "우리가 사람일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문구를 보고 무릎을 딱 쳤다. 아이들의 성장에는 정답이 없다. 아이들은 제각기 소중하며, 각자의 다름과 다양함으로 사랑받을 수 있어야 한다. 




짧게 정리해보려 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졌네.ㅎㅎ 

삶에 정답도, 정도도 없지만, 어쩌다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원하고 바라는 삶의 길이 열림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여기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떼제곡, "두려워말라" 


https://www.youtube.com/watch?v=6DfmMyBGH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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