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이 준 어릴적 추억은 덤
올여름 영화 퍼펙트 데이즈를 보고 너무 힐링을 받아서 또 보고 또 보고 그러다가 저 영화의 촬영지에 직접 가봐야 되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추석 연휴 이틀 동안 영화 촬영지 시부야 인근의 도쿄 올림픽 기념 공공 화장실 프로젝트를 다 둘러 보고 왔었다. 워낙 뭔가를 좋아하면 계속 좋아하는 성격이라 도쿄에서 주인공 히라야마가 살던 집도 가보고 히라야마 가 갔던 식당도 가보고 주인공이 점심을 먹던 요요기하치만구의 신사에서 주인공이 먹던 것과 똑같은 샌드위치와 우유를 사서 주인공이 영화에서 먹었던 그 자리에서 먹어 보기도 하고…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 영화를 다시 극장에서 또 보고 또 보고 아예 YouTube 뮤비로 사버렸다. 오늘 아침은 영화에서 주인공이 매일 동네의 공중 목욕탕 가는 장면이 생각나서 집 바로 근처에 공중 목욕탕이 있는데 생전 갈 일이 없었는데 궁금해서 가봤다 거의 50 년대 목욕탕 신뢰도 50 년대 보여서 너무 좋았다. 삐그덕 거리는 옷장과 클래식 하다못해 지저분해 보이기도 하는 목욕탕 바닥이 재밌었고 싸우나 온탕 냉탕을 오가며 대중 목욕탕을 마음껏 즐기고 왔다. 초등학교 시절에 집앞에 중앙탕 이라는 목욕탕이 있었는데꼬말 때는 엄마를 따라서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에는 나 혼자서 목욕탕을 갔던 기억이 난다. 우리 집은 여동생만 둘이라 목욕탕을 가게 되면 아버지는 목욕탕을 싫어 하시고엄마랑 여동생이 여탕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나오면 10분 만에 나온다는 목욕탕 마당에서 바나나 우유를 먹고 있었는데 그때가 생각나서 오늘 나도 목욕탕 앞 편의점에서 바나나 우유를 사서 쪽쪽 빨아 먹으면서 집 가져왔다. 바나나 우유 한통을 다 먹지 못할 정도로 50m 안에 이런 목욕탕이 있었다는 거를 새삼 생각하면서자주 가야겠다 생각을 했다. 목욕탕이 좋아서가 아니라 집에서는 절대 낼 수 없는 그 온도에 온탕에서 몸을 달구고 냉탕에서 시키고 그렇게 길바닥으로 나왔을 때 그 상쾌 감이 내가 느껴 보지 못한 그런 이상한 상 쾌감이다. 비록 요즘 빠져 있는 영화 퍼펙트 데이지를 흉내내러 목욕탕을 간 거지만 목욕탕 자체에 매력도 좋았고 목욕탕 속이 일본에 목욕탕이랑 구조가 거의 똑같은 50 년대 목욕탕이라는 거 자체가 너무 재밌었다 영화촬영장에 왔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영화 속 목욕탕과 너무 닮아 있었다. 그래서 좋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