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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isKurts Mar 23. 2021

그리움이 사무치게 치솟을 때면

내가 너에게, 네가 나에게



I trust you



I believe you



I sometimes remember the time when i was in as of my twenties. I sincerely thought she was my special person to be together during my whole time of my life.



그리움이 사무치게 샘솟을 때가 있다. 원투의 못된 여자라는 노래를 문득 갑자기 듣고 싶어 유튜브를 황급히 켰다. 예전 영상을 틀며 그 때는 몰랐는데 그 영상이 이랬구나 하는 생각에 잠기고, 멜로디에 다시 한 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아주 잠시간 시간이 멈춘 듯 나도 모르게 영상과 귀에 눈을 빼앗기고 귀가 홀려 순식간에 담긴 4분 남짓의 영상을 집중해서 쳐다보곤 긴 여운과 함께 숨을 내쉰다.



구구절절 공감할만한 댓글이 달려있었고 당시 느꼈던 감정들이 나도 모르게 샘솟았고 무려 13년전 노래라는 것이 믿기 어려울 만큼 시간이 빨리 흘렀구나 하는 생각에 소스라친다. 스무 살. 첫 대학생이 되어 모든게 설레고 행복했던 그 시절 정말 좋아했던 공간이 있었는데 당시 다니던 대학의 5층에 있던 오픈형 도서관이었다.



대학교 1학년 때 부터 공부를 그렇게 했었어? 새삼 대단하다 싶기도 하지만, 그보다 그 공간이 좋았다. 지금처럼 대학생들이 놀 수 있는 수만가지 재밌는 공간이나 어느 공간에서도 편안하게 세상의 모든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스마트폰과 같은 것이 보편화되지 못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오롯이 나한테 시간을 쏟을 수 있는 시간이 많던 시절이었다.



여전히 2G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었고, PMP에다가 EBS방송이나 공부용 영상을 담아 어렵사리 인강이라는 것을 시청하던 시대였다. 그 때는 나름 트렌드를 주도한다며 아이리버 MP3 정도를 가지고 있으면 정말 남부럽지 않던 시절의 20대였다. 그런 그 시절 정말 좋아했던 공간이었던 도서관 5층, 그것도 딱 다섯시 무렵만 되면 만날 수 있던 그 곳. 서쪽 방향으로 창문히 넓찍하게 펼쳐져 있는 자리 근처에 앉아서 해가 저무는 광경을 감성적이게 바라볼 수 있던 그 곳을 좋아했다.



5CM가 훌쩍 넘는 두꺼운 전공책과 과제 따위는 이미 안중에 없던 지 오래였고 MP3를 귀에 꽂고 원투의 못된 여자를 들으면서 해가 저무는 광경을 바라보면 절경이 따로없었다. 그 어떤 곳에서 보는 것 보다 탁 트인 공간에 앉아 시간을 갖다보면 한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금세 흘렀고 해다 다 저물 때 쯤이면 금세 언제 그랬냐는 듯 친구들을 불러 학교 앞 호프집에 앉아서 신나게 맥주 한잔을 들이켰다. 공부는 이미 느낌만으로도 열심히 했었으니까.



어떤 사람이 말하길, "눈물나게 그립다 그 때 그 시절이."라 말하는데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다 흐뭇하게 웃었다. 나도 모르게 그 때 지루하고 별 볼일 없다 느꼈던 시절이 이토록 사무치게 그리워지고 그리고 그 시절만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흐뭇하게 생각하는 그런 날이 되어버렸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남자들은 꽤 공감할텐데 스무살 남자의 커다란 인생의 벽 중 하나는 단언컨대 군대 문제가 1순위다. 당시 군대를 막 전역 하고나서 이제 민간인으로서 첫 발을 내밀 무렵 친구가 했던 질문이 하나 있었는데 당시 답 했던 대답과 지금 답했던 답이 꽤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을 문득 갖는다.



"1억 줄테니 다시 이등병으로 돌아간다면 어떨 것 같아?"



막 전역을 했던 민간인의 나는 "1억을 줘도 병장 정도로 돌려줘야 가지 이등병으로 돌려주면 안 갈 거야."라고 했었다. 그런데 얼마전 나와 비슷한 또래의 지인에게 같은 질문을 하자 의외의 답을 듣게 됐었다. "1억은 커녕 군대를 두 번 다녀오라고 해도 스무살로 갈 수 있다면 간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무릎을 탁 쳤던 적이 있다.



그래 나는 어느덧 나이를 먹어버렸다. 그리고 그리움을 가지고 있고 그 때의 추억에 산다. 아직 젊은 놈이 벌써 추억에 사냐고 물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뭐 어떤가 내 소중한 기억과 추억에 남겨진 사람들과 인연들이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 있고 그대들을 생각할 때면 그 당시의 내가 기억나서 너무나도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들만 떠오르는데. 그 때의 그 사람들과 잠시라도 시간을 갖고 만남을 가지면서 느끼는 행복한 감정은 추억에 살고 있지만 현실을 살고 있기도 하다. 그 때의 시간을 공유하고 있는 그대들과 현재에 만나서 현재를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때문이다.



가슴 시리도록 사랑했던 여자와 그 때의 추억을 못 놓는 것도 어찌보면 그 때의 그 여자를 여전히 그리워하고 사랑해서도 있겠지만 어쩌면 그 때의 그 추억이 사무치게 그리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예전 20대 때 사무치게 설레게 만들었던 그녀와 그 때의 그 감정으로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것도 그 때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사무치게 그리운 순간이 들면,


사무치게 그리워 해도 좋다. 그리고 그 추억으로 현재를 사는 원동력을 만들면 된다.




사무치게 그리운 순간이 들면,


아주 작고 조용한 공간에 앉아 잠깐의 시간을 그곳에 투자하라.


그리고 현실을 마주하면 다시 한 번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다.




사무치게 그리운 순간이 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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