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이랑 May 03. 2024

부추계란볶음


부추를 좋아하지만 요리해 먹는 나만의 방식을 잘 모르겠다. 어린 시절 부추를 아주 많이 먹었다. 고향에서는 부추를 솔이라고 불렀다. 솔나무처럼 푸르러서 그랬나? 엄마가 텃밭에 가꾼 채소 중에 상추와 부추는 꼭 있었다. 나는 엄마 심부름에 과일칼과 바구니를 들고 부추를 베러 가곤 했다.


엄마가 텃밭에서 키웠던 부추는 마트에서 파는 부추처럼 납작하지 않고 가늘고 동그랬다. 살살 씻어 겉절이를 무치듯 양념을 버무려 샐러드처럼 먹기도 했고, 오이나 상추와 함께 무쳐먹기도 했고, 오이소박이 속에 넣어 먹기도 했다.


마트에서 부추를 한 팩 사 왔다.

어떻게 해서 먹을까.

내가 해 먹는 나의 찬(饌)은 세상 간단하다.


팩에 든 부추 3분의 1을 잘 씻어 물을 뺀 다음에 잘게 썬다. 나는 가위로 자른다. 잘게, 잘게 자른다. 납작 가느다란 부추는 한 번에 잘 안 모아져서 잔손이 많이 간다. 큰손은 안 가니까 뭐 이 정도야. 도마에서 가지런히 모아 한번에 자르면 더 싹둑 자를 수도 있는데 나는 가위를 사용한다. 아예 큰 그릇을 준비해 그곳에 싹둑싹둑 자른다. 그런 다음 계란과 적당량의 간장을 넣고 휙휙 저어준다. 계란은 네 개를 넣었다. 올리브유나 식용유를 두르고 팬을 잘 달군 다음 중불에 휘적~휘적~저어주면 끝이다. 세상 간단하지 않은가. 세상 간단하지만 살짝 잔손은 간다. 하지만 잔손 안 가는 요리가 어디 있단 말인가.  


한 줄 요약하면, 잘 씻어 탈탈 물기를 뺀 다음 잘게 썰어 계란과 간장을 넣어 함께 볶아주면 끝.


특징은 초록 부추의 색깔이 그대로 살아있다. 질기지 않고 잘 씹힌다. 심플한 맛이지만 내 입맛에는 좋다. 투박하지만 내가 만들어 더 좋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