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안주로 만들어보았다.
나는 이가 안 좋아 오징어는 못 먹는다. 가끔 마트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부드럽게 구운 오징어를 사 먹은 적은 있긴 하다.
내가 직접 만들어 먹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하얀 진미채를 사서 먼저 생으로 먹어보았다. 물론 나쁘지는 않았지만 뭔가 아쉽다. 엄마가 만들어주거나 반찬 가게에서 사서 먹어보기는 했지만 진미채를 직접 만들어볼 생각을 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이가 엉망이라 딱딱한 것은 싫다.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어린이용으로 설명한 레시피가 있다. 엄청 흥미가 간다.
가장 끌린 부분은 뜨거운 물에 진미채를 담그는 것과 간장을 사용하는 거였다. 나는 소금보다는 간장파이다.
뜨거운 물을 팔팔 끓여 하얀 진미채를 3분 정도 담가두었다. 한 줄기 집어먹어보니 그냥 생으로 먹었을 때보다 훨씬 맛있다. 몇 줄기 더 먹어본다. 맛있다.
박하 잎을 덖은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불은 켜지 않고 뜨거운 물에 담가두었던 하얀 진미채 물기를 탈탈 털어 그대로 넣었다. 거기다 간장 두르고 마트에서 판매하는 매실청을 약간 넣고 고춧가루를 뿌렸다. 그리고 불을 켜고 볶았다. 생으로도 먹어본 진미채, 무얼 그리 오래 볶을까! 고춧가루가 스며들 때까지 하면 되겠지. 화룡정점은 나의 박하 잎사귀. 대여섯 잎 따와서 가위로 송송송 잘라 함께 볶아주었다. 뭣이여, 향이 끝내주구마이잉~!
뜨거운 물에 한번 넣어서 그럴까. 부드럽다. 짜지 않다. 그냥 주전부리로 먹어도 맛있다. 그래도 그러기엔 너무 아깝다.
어제 배낭을 메고 마트로 가서 500mL 네 캔에 만 원하는 맥주를 사다둔 게 있어서 한 캔을 꺼내 마셔본다. 궁합이 맞다. 그럼 되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걱정은 과연 한 캔으로 끝날 것인가 아닌가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