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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깅스이 Nov 16. 2021

신춘문예의 계절

가을과 겨울 사이, 시를 씁니다

 11월 16일. 어느새 중순이다. 이제야 가득한 10월 달력을 뗐다. 미련이 있었다. 빠르게만 지나는 날이 아쉬웠다. 과연 의미 있는 날들이었나 의문이 들었다. 물론 달력을 떼는 게 귀찮기도 했다. 이제 달랑 두 장, 아니 한 장 반만 남았다. 

비공간 (canon af35ml - fuji c200)

  브런치에 글이 뜸했다. 그동안 작가 소개에 두 줄을 더 올게 됐다. 작지만 귀한 상을 받아 기뻤고, 웹진에 내 시가 실려 행복했다. 스스로를 감히 '작가'라고 칭해도 되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뭐 하냐는 질문에 글을 쓴다고 우물쭈물 대답하고, 가끔은 직업 란에 작가라고 쓴다. 그러나 나와 나 외의 모든 사람이 나를 '작가'라고 일컫기 위해서는 적어도 세 가지 중에 하나를 만족해야 하겠다. 

1. 정식 문인으로 등단하거나, 2. 나의 책을 출판하거나, 3. 글로써 꾸준한 수입을 얻어야 어떤 상황에서든 나는 작가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등단을 소망한다. 각종 문예지나 출판사의 신예 작가를 위한 공모전 수상이나 신인 작가 모집에 당선되면 그게 곧 등단이다. 그리고 '등단'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신춘문예. 요즘 올라오는 공모는 대부분 언론사의 2022년 신춘문예다. 생각보다 많은 신문사에서 신춘문예를 공모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글을 쓰려고 마음먹기 전, 작가라는 꿈을 갖기 전에는 전혀 몰랐던 세계. 그 세계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다. 첫 도전이니 쓰고 싶은 대로 쓰련다. 자신 없어도 티 내지 말고 자신 있게 써야지. 

 신춘문예 수필 공모는 많지 않아서 주로 시를 쓴다. 산문에 비해 간결하지만 자유로운 글이 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떠오르는 감정에 파묻혀 쓴다. 더 깊게 푹 젖은 감상을 순간 몰아친다. 그걸 며칠 후에 보면 가관이다. 양 팔에 돋는 닭살을 대강 문질러 잠재우고 글을 고친다. 좋은 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쓰고 있다. 낮에는 해가 따뜻하고 밤에는 제법 코끝이 시린, 가을과 겨울 그 사이의 날들에 시를 쓴다.




<한옥>리뷰 창간호에 실린 제 시 '굴다리'를 소개합니다.

https://ko.thehanokreview.org/%EA%B5%B4%EB%8B%A4%EB%A6%AC-under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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