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적 교육과 거시적 교육

부모의 시야가 아이의 크기를 결정한다.

‘인생 100세 시대’

라는 말을 최근 자주 듣는다. 아마도 우리들은 모르겠지만, 우리의 아이들은 충분히 10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벌써, 우리나라의 기대여명(특정 연령대의 사람이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은 현재 60세를 기준으로 볼 때 남자는 82.5세이며, 여자는 87.2세다. 환갑을 맞이한 이들이 평균 20년 이상은 더 살 수 있다는 통계다.

오래 잘 사는 것은 물론 즐거운 일이다. 예쁘고 귀여운 손주들과 자식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즐거움은 아마도 최고의 선물일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기대하지 않고 준비되지 않은 ‘장수(長壽)’는 우리나라의 어르신들께 50%에 육박하는 노인 빈곤과 계층 간의 갈등을 만들어 주었다.


영국을 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제 노인인권단체 ‘Help-age’에 따르면, 노인의 소득 안정성, 건강상태, 취업 가능성, 사회적 연결 정도 등을 기준으로 노인이 살기 좋은 나라를 평가했을 때 2015년의 경우 우리나라는 일본(8위), 베트남(41위), 중국(52위) 보다 뒤처진 ‘60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평균 생활수준과 관련 깊은 지표인 1인당 GNI에서 한국은 2017년 2만 8천380달러로 31위를 차지했다. 무엇이 우리나라의 어르신들을 살기 힘든 환경을 만들었을까? 그리고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 부모들을 100세 시대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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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자’

이 속담의 뜻은 부분에 얽매어 전체를 보지 못해 실수를 한다거나 결과만을 중요시해 나머지 과정을 생략하는 것을 경계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는 살아가는데 많은 상황에 적용되는 속담이다.

나는 우리나라의 노인 생활환경이 어려워진 이유 중 하나를 ‘숲이 아닌 나무를 본 교육’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숲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나무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재산 또는 능력이라고 생각해보자. 나무만 보는 교육은 숲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도 내일도 나무만 바라보며, 눈앞의 나무를 자식이라는 작은 숲에 옮겨준다. 그러면 자식이 성장하는 새로운 숲은 지반이 약하거나 지하수가 부족해 거친 땅으로 바뀌어도 문제없이 계속 아버지의 숲으로부터 나무를 옮겨심기에 풍성하게 보이게 된다. 아이의 숲이 자라면서 대입과 결혼이라는 큰 이벤트를 통해 아버지는 대규모 나무를 아들의 숲으로 옮겨준다. 하지만, 몇 년 후에 좀 이상하다 싶어 나무 사이에서 벗어나, 숲 전체를 바라보면, 아버지의 숲도 자녀의 숲도 생각했던 것보다 나무가 많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고 후회하게 된다.


아버지는 자식이라는 숲을 가꾸기 위해 먼저 기름진 땅으로 밭을 일구고, 지하수가 충분히 흐를 수 있도록 자식의 숲을 관리해야 했다. 그렇게 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자식의 숲이 성장과 함께 아버지의 숲에서 나무를 이식하지 않아도 자식의 숲은 풍성한 숲으로 스스로 성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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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경제학에는 ‘거시적 경제와 미시적 경제’라는 말이 있다.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들에게는 거시적 경제와 미시적 경제의 기본적인 개념은 상당히 중요하고 경영 혹은 경제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필수과목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영자들은 임기가 무척 짧기에 자신이 경영을 할 단지 몇 년의 기간을 위해 집중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미시적인 경영 전술을 주로 사용한다. 비단 기업의 경영뿐 만이 아니라, 정치도 비슷해 보인다. 자신이 그 위치에 있을 때만을 생각하며 정치나 제도를 만들고 있기에 장기적인 투자와 계획이 필요한 전술은 우리나라의 환경에 잘 적응되지 못하고 있다. 매년 초등학교 아이들의 영어교육의 시작 학년이 변하고, 자사고의 폐지, 혁신학교의 등장 등은 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같이 바뀌어지는 슬픈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본래 미시적이라는 말은 자연과학에서 작은 대상에 대한 미세한 관찰을 뜻한다. 반면 거시적이라는 말은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입장에서 대상을 파악하려는 입장이다.


우리 아이의 교육도 미시적 부분과 거시적 부분이 필요하다.

예로 물고기를 잡는다면, 세계 환경의 변화, 어군의 형성, 그리고 계절별 물고기의 변화 등 전반적인 큰 흐름을 배우는 것은 거시적인 교육이며, 매일 먹을 물고기를 잡고, 나누고 보관하는 것은 미시적인 교육이라고 생각된다.

아이들의 교육에 항상 이 두 가지가 함께 움직이고 서로 상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는지는 부부간에 같이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

거시적 교육은 인생의 전체와 마지막을 생각하며 인생의 전반적인 흐름과 인내심 그리고 원대한 목표로 이루어져야 하고, 미시적인 교육은 오늘 하루 혹은 이번 시험 또는 단기적인 목표를 위한 전략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최근의 교육은 엄마 위주의 미시적인 교육이 주류가 되어 대학이 인생 최대의 목표이고, 이번 중간고사가 최고의 목표인 교육이 되어 버린 듯하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에게 앞으로 20년 후의 미래의 인재, 40년 후의 삶의 가치관을 바라보는 안목을 보여주고 스스로 실천해야 한다.

현재, 우리 부부의 교육목표는 아이들이 20세 이후,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행복한 삶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길 희망하며 교육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10년 후 만들어질 아내의 회사(북유럽 테이블 디자인 회사)에 대해 공부하고 있고, 나는 30년 후 나의 은퇴 후에 일본의 시골 마을에서 새로 시작할 사업에 대해 가족과 종종 이야기하곤 한다.

그리고 최근 지하철에서 자주 만나는 질서를 지키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서, “앞으로 기본 윤리나 예절을 잘 아는 청년들이 인기가 있겠구나.”라고 생각을 하거나, 반도체 산업을 들여다보며 반도체의 원료(11N그레이드의 폴리실리콘)를 일본과 미국에서 대부분 수입하고 있고, 중국의 반도체 기술의 추격을 보며 “앞으로 반도체 관련 우리나라의 산업은 점차 축소되겠구나.”라고 느낀 점을 아내와 이야기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젊은이들이 취직하기 어려운 시대라고 한다. 게다가 ‘개천에서 용이 나기’ 어려운 시대라고 말하지만, 거시적 관점으로 바라보면, 지금부터 ‘개천에서 용이 나기’ 쉬운 시대가 밀려오고 있다. 수많은 ‘Youtube 크리에이터’들을 시작으로, ‘사후(死後) 관리 컨설턴트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에도 지속적으로 Big-data를 이용하여 편지를 보내거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서비스)’ 혹은 ‘프로 면접관(회사에 속하지 않고 회사의 취업 시 면접을 컨설팅해주는 직업)’ 등의 새로운 직업이 매일같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현재 아이들에게 시키는 교육은 흡사 ‘사막에서 진주 찾기’ 같다. 모두가 정형화된 똑같은 교육이 빼곡하게 쌓여 있는 모래밭과 같이 보인다.

난 우리 아이들을 빼곡하게 있는 모래밭에서 꺼내어 자유롭게 흘러가는 개천이라는 곳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오늘도 조금 더 멀리 보는 공부를 하고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우리 주변의 부모도 조금 더 멀리 보는 연습과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정말로 바라봐야 할 곳은 숲이다. 옆집에서 키우는 나무를 바라보며 부러워하지 말고, 아이의 먼 미래를 구상하는 숲을 바라보고 꿈꾸고 가꾸는 부모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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