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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킴 Nov 12. 2022

포니테일 출근, 오랜 버킷리스트 달성

(거지존 체험 중 입니다)

옛날부터 이상한 로망이 하나 있었다.

바로 머리를 기르고 묶고 (포니테일) 로 출근하기다.

(요즘은 맨번 (man bun) 이라고 하더라)



여기에는 단순히 머리를 기르고 싶은 내 욕망 그 이상이 담겨있다.

1) 포니테일로 출근해도 괜찮은 문화와 환경 속에서 일을 할 것.

2) 나의 모습말고 일로 평가 받는 것.



그리고 최근 난 처음으로 회사에 머리를 묶고 출근했다.

그 동안 앞머리가 눈을 찌르는 불편함도 참고 여성분들의 거지존도 공감하면서 길러왔지만 막상 출근을 하려니 조금 망설여지긴 했다.

이제까지 내가 전혀 시도해보지 않았던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시 잡았다.


Now or Never


요즘 내가 결정을 할 때 스스로에게 되뇌이는 주문이다.

지금 안하고 나중으로 미루면 그 시간을 절대 안온다. 지금 해야 한다.


게다가 편안하고 자유로운 회사 문화도 나에게 용기를 주었고, (아직도 많이 많이 부족하지만)

최근에 사수로부터는 예전보다 일을 더 잘하고 있다며 받은 칭찬도 힘을 주었다.


그래서 과감히 묶었다. 아직 머리가 엄청 길진 않아서 탄성이 좋은 머리끈이 필요했고 수소문 끝에 아주 작은 머리끈 (애기용이란다)을 다이소에서 구매했다. 팔이 저릴 때까지 실패를 하던 찰나에 겨우 묶고 집을 나섰다.


이 머리에서 접지 않는 정도의 길이



사무실로 향하는 엘베가 열리기 전까지도, 동료분들을 만나기 전에도 약간의 두려움은 있었다. 돌아이로 보진 않을까 (이미 그렇게 본다면 할 수 없다)


다행히도 내 새로운 모습을 본 동료분들은 처음에 놀람+신기함으로 보더니 곧 잘 어울린다고 해주셨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바로 일 이야기를 했다.


점심 시간에도 다들 잘 어울린다며 칭찬해주셨다. 내심 오랫 동안 걱정했던 내가 무색해질 만큼.


이렇게 난 오늘 또 나의 오랜 버킷 리스트 중 하나를 달성했다. 작다면 작은 성과고 크다면 큰 성과다. 중요한 것은 이런 성과가 쌓여 정말 큰 성과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별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삶의 질과 만족도도 높아진다. 포니테일의 문제가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삶에 대한 주도권을 내가 가진다는 것이 중요하다.


누가 포니테일의 모습으로 보드를 타고 출근을 하는 나를 보면 '관종'이나 '괴짜'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난 이 모습이 자랑스럽다. 두려움과 시선을 넘어서 내가 쟁취해낸 자유이기 때문이다.


쟁취라고 하기에도 민망한게, 사실 우리는 주위 환경과 시선에 지레 겁먹어서 시도를 잘 못한다. 막상 하면 별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 내가 잘 어울린다고 칭찬을 받은 것 처럼.




좋아 이왕 이렇게 된거 계속 탈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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