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커리킴 Sep 25. 2023

출근길에서 배우는 퀀텀점프

별 인사이트를 다 배운다

​전 회사에 다닐 때 일이다.

당시 나는 20분을 걸어서 출근하는 행운을 누리고 있었는데, 당연하게도 엄청 일찍 출근하게 되진 않았다 (ㅎㅎ)

출근길에 핵심 횡단보도가 하나 있다.

빠듯한 시간에 출발하면 지각하느냐 마느냐를 결판 짓는 약 60m, 신호 시간 약 40초의 횡단보도다. 내 빠른 걸음(거의 가벼운 달리기)으로는 20초 만에 주파가 가능함.

그걸 놓치면 뼈아픈 4분을 기다려야 한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그 횡단보도를 항상 최대한 편하고 빠른 시간 내에 건너가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1. 빨간불이 보이는 저~~~먼 위치에서부터 주시한다.
* 빨간 불이 보이지 않는다면 차들이 쌩쌩 지나다니는지 주위의 신호로 먼저 파악


빨간 불은 나에게 곧 파란 불로 변하는 기회다. 횡단보도를 향해 비상하게 걸으며 드릉드릉하고 있다 (이렇게 박진감 넘치게 회사를 다녔다 참내)​


2. 주시하며 내 페이스대로 편안하게 걸어간다

그렇게 주시하며 걸어간다. 핵심은 내 페이스대로 적당히 편하게 땀이 나지 않을 정도로 걷는 것이다.


3. 초록불로 바뀌면 페이스를 올린다​

그렇게 걸어가다 초록불로 바뀌면 횡단보도 앞까지 무조건 20초 내로 도착한다. 그리고 건너면 완벽하다.


+ 만약 횡단보도 앞까지 걸어갔는데도 빨간불이다? 그럼 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적당한 속도로 걸으며 체력도 아꼈고 말이다. 그리고 그만큼 시간을 이미 소모했으니 곧 초록불로 바뀐다고 굳게 믿는다.


여기서 난 퀀텀점프를 느꼈다.

이렇게 건너면 다음 횡단보도를 건너는 멀티 유니버스의 나와의 차이는 4분이다.

그리고 4분 일찍 감으로써 그다음 길, 엘리베이터도 더 빨리 잡음으로 차이는 점점 벌어진다.

그리고 퀀텀점프를 위한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할 수밖에 없는 환경

출근은 꼭 해야 하고 횡단보도를 놓치면 지각할 수도 있다. 이런 환경은 몰입을 낳는다. 꼭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2. 명확한 목표 설정

무엇을 위해 달려가는지 항상 알고 있어야 한다. 나는 횡단보도를 내가 건널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간대에 건너는 것이 목표였다. 중간에 과자를 산다든지 고양이를 구경한다든지 다른 목표들은 모두 제거했다. 그 결과 한 목표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3. 사전 준비

기회는 당장 눈앞에 오지 않았지만 멀리서부터 주시하며 준비했다. 빨간불이 파란불로 바뀌는 데 필요한 시간은 0.1초이다. 다른 기회도 마찬가지다. 황금 기회도 순식간에 오고 빠른 선택을 요구한다.

이걸 인지하고 있으면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수밖에 없다.

4. 실행력

생각하고 있는 것을 현실로 옮긴다. 간단하지만 가장 중요함. 1에서 3까지 농사지은 것을 수확 맺는 단계.


조금은 지나치게 비장해 부끄럽지만 나는 출근길마다 이렇게 출근길을 최적화해왔고 멀티 유니버스의 나보다 더 큰 도약을 해왔다.

사소한 일상 어디에서나 배울 것은 있다!

작가의 이전글 포기말고 꾸준히만 하면 이뤄진다고? 정말 그럴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