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분위기는 내가 만들고 이끌어나가는 것
1편에서는 마인드셋 위주로 얘기해 봤다면, 나머지 글들에서는 인터뷰를 어떻게 준비하고, 이끌어 나가야 할지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미국 회사의 인터뷰, 어떻게 이끌어나가야 할까?
(기억하자 내가 어떻게 리드하느냐에 따라 인터뷰 분위기가 바뀐다)
인터뷰는 사람과 사람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주거나 본인 관련 질문을 하면 귀를 기울인다.
심지어는 상대방에 대해 호감을 갖기도 한다.
우린 이 심리학을 인터뷰에 써먹을 것이다.
재빨리 링크드인으로 인터뷰어를 검색하고 찾아내자. 외국인들이라면 대부분 프로필이 있다.
그리고 어디 출신인지, 어떤 경력이 있는지 등을 쭉 살펴보자. 그러면 던질 질문거리가 생각날 것이다.
예를 들어, 나의 인터뷰 A는 내가 면접을 볼 회사에서 10년을 다닌 경력이 있다.
그렇다면 "너는 이 회사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서 10년이나 다녔어?"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 회사의 좋은 점도 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주의: 개인적인 질문보다는 커리어 관련 질문을 하는 것이 인터뷰 성격에 더 잘 맞는다.
나는 이 전략을 1차부터 4차 최종 인터뷰까지 모두 썼다.
한국식 인터뷰는 보통 아래와 같다.
면접관: 질문만 한다.
면접자: 대답만 한다.
그러면 대답할 거리들을 잔뜩 챙기고 가야 한다. 부담스럽지 않은가.
근데 더욱이나 영어로 인터뷰를 보는 상황인데, 내가 대답이 짧거나 말이 없으면 정적이 흐르고 결국 분위기가 망할 것 같아서 그 정적 사이를 질문으로 채우려는 수작을 부리기로 했다.
그래서 위와 같이 인터뷰어에 대한 조사를 했고,
Job Description에 쓰여있는 회사의 핵심가치나 키워드를 가지고 질문을 준비했다.
아니나 다를까, 질문과 대답을 주거니 받거니 하니까 인터뷰 분위기는 그동안 경험했던 어떤 한국회사보다도 즐거웠고 편했다.
작은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라포도 쌓을 수 있었고,
서로 어떤 사람인지, 함께 일할 수 있는지를 알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만약 독자께서 저처럼 인성이 뛰어나신 분이라면 '좋은 사람'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나중에 알게 됐는데, 원래 미국 또는 많은 해외 회사들은 인터뷰가 자연스러운 쌍방 소통이라고 하더라.
나만 몰랐구나 하하
위에도 썼지만 중요하게 따로 다시 한번 쓴다.
나는 애초에 대답을 좔좔 외우고 준비해 가는 타입이 아니라 이런 한국식 인터뷰에서도 조금이라도 틈이 있으면 면접관에게 질문을 하곤 했다.
그러면 거기서 나오는 대답에서 가끔씩은 합격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생각을 더 잘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질문은 어떤 것을 해야 할까?
상대방에 대해 검색해봤다는 느낌이 줄 수 있는 적당한 커리어적 질문을 추천한다.
상대방도 불쾌하지 않는 선에서 개인맞춤형 질문이라 집중도 이끌어낼 수 있고,
답변도 인터뷰이 입장에서 도움이 됐던 것들이 많았다.
질문소스는 링크드인, Job Description, Glassdoor 등에서 가져와보길 추천한다.
예를 들어,
나는 Job Description에서 '우리 회사에서는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을 합니다'라는 문장을 읽었는데, 이걸 가지고 1차부터 4차까지 질문을 했다.
"결국 회사는 회사고 개인은 개인인데,
여기서는 어떻게 일하길래
개인이 남의 일을 주인의식을 갖고 하나요?"
(한국이었다면 많은 회사에서 "얘는 입사에서 지 일 아니라고 생각하면 안 하겠네"라고 충성심 없는 관심직원으로 낙인찍히기 딱 좋은 질문이었지 않았을까)
저 질문에 대한 인터뷰어들마다 대답은 모두 달랐거나 예상했던 대답도 있었다.
하지만 대답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핵심은, 이런 질문을 함으로써 일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봤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질문은 평소 내 고민에서도 나오지만, 또 힌트를 드리자면,
현재 회사에서 대해 내가 느끼는 부족함이나 가지고 있는 불만 사항을 살펴보면 나온다.
예: 우리는 연락처를 일일이 구글로 따서 하고 있는데, 여기는 어떤 시스템을 사용하나요?
그렇게 하면 누구한테 번호 받았냐고 방어적으로 나오지는 않나요?
Job Description 보니까 1달간 트레이닝이 있던데 트레이닝과 실전이 많이 다른가요?
등등 본인이 일을 하면서 갖고 있는 생각들에서 가져오자.
분명히 많지 않은가?
쓰다 보니까 길어지는데, 아직 한 발(?) 더 남았다.
나머지 팁들은 다음 글에서 마무리해보려고 한다.
두서없이 쓰더라도, 해외취업이나 외국 회사로 이직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