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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킴 Sep 21. 2024

1년 전보다 10배 비싼 집으로 이사하며 든 생각

돈 더 벌어야지

작년 9월 초까지 나는 한국에 있었다.

당시 살던 집은 전세였고 전세 대출 이자로 나가는 돈이 매월 20만 원 대였다.

연식은 좀 되었지만 혼자서 널찍히 쓸 수 있는 1.5룸이고 회사도 걸어갈 수 있어서 아늑하게 지냈다.


그리고 약 1년 후, 최근에 이사를 했다.

이직한 새 회사에서는 3일 재택근무가 방침인데, 그래서 집에서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었다.

이 핑계로 조금 욕심부려 기존 집보다 더 좋은, 혼자 편안히 살 수 있는 집으로 골랐다.

(연봉이 조금 오른 이유도 있음)


계약하고 생각해 보니 작년에 한국에서 내던 돈의 10배더라.

*싱가포르의 집값은 악명이 높기로 유명하다.

특히 아시아 양대 금융 메카던 홍콩이 중국 때문에 맛간 이후로 많은 기업들과 사람들이 싱가포르로 몰려서 더욱 치솟았다


한국에 있을 때는 월세 70만 원짜리 방도 비싸서 감히 못 들어갔었는데...

매월 200만 원이 넘게 나가는 집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가?

모두가 비싼 월세를 주고 사는 환경에 오니까 이 돈을 낼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솔직히 여기 집값은 아직도 적응이 안 됨. 어쩔 수 없이 감당이라는 표현이 더 알맞음



근데 이삿날 입주하는데 널찍하고 좋은 컨디션의 집을 보니까
기분이 너무 좋더라...
앞으로 여기서 살 생각하니까 행복이 바람에 날리는 커튼처럼 내 몸을 휘감았다.

피 같은 월세 나갈 생각 하니까 아깝긴 한데, 그래도 나는 이게 맞다고 생각한다.

적당히 월세 내고, 적당히 생활비 쓰고, 적당히 저금하면 동기부여가 잘 안 되는 것 같다.

그대로도 그럭저럭 살만 하니까 더 잘 살고 싶은 생각은 들되 행동까지는 옮겨지지 않는 것이다.


행동으로 옮기려면 나를 그런 환경에 밀어 넣어야 한다. 마치 월세를 많이 내는 환경을 만들었듯이.

이제 나는 돈을 더 모으고 싶으면 직장에서 성과를 더 내서 인센티브를 받던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였다. (흑흑 고통없는 성장 어디 없나요)


지금도 행복하지만 앞으로도 더 행복하게 살고 싶다.

그러려면 많은 불편과 불행을 해결해 주는 돈을 더 모으고 굴려야 한다.


돈 모으기(저축) = 돈 벌기(수입) - 돈 쓰기(소비)


위 공식에서 돈 벌기와 돈 쓰기는 모두 내가 컨트롤 가능하다.


여기서 나는 소비보다는 수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

절약에는 한계가 있지만 더 버는 것에는 한계가 없거든.


예시를 들자면,


A: 방 한 칸을 누군가와 나눠 쓰고, 밥도 매번 3-4천 원짜리만 두 끼씩만 먹고, 취미활동이나 소셜라이징도 하지 않음.

월급: 400만 원

월 생활비: 100만 원 (싱가포르에서는 저렇게만 살아도 백만 원은 쉽게 깨짐)

저축: 300만 원


B: 혼자 스튜디오 콘도에 살고, 밥은 7-15천 원, 취미활동이나 소셜라이징도 가끔 함.

월급: 700만 원

월 생활비: 400만 원

저축: 300만 원


둘 다 월 300만 원을 저축하지만 삶의 질도 다르고 경험의 차이도 엄청나다.

게다가 누가 더 행복한 삶을 사는지는 딱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고기도 먹어본 놈이 맛을 안다

라는 말이 있다.


돈을 더 벌고 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자들이 경험하는 것들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봐야 하지 않을까?

좋은 호텔에서 하룻밤 묵어본다던지, 파인 다이닝을 가본다던지 말이다.


그래야 '아 내가 이 즐거움을 매번 누리려면 돈을 얼마나 더 벌어야 하는구나'라는 구체적인 숫자와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부며들게 될 것이고, 서서히 부자가 되어갈 것이다.

*물론 메타인지 빡시게 해서 현재 내 주제 파악과 그에 맞는 소비 컨트롤은 필수임.




비싼 월세를 내기 시작하면서 분명 내 가계에 부담이 커졌다.

하지만 그 덕분에 비싼 집의 가치를 느낄 수 있고, 이 환경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 온 덕분에 어떤 ROI를 만들어내는 순간,


월세는 expense 가 아닌 investment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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