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은 주관적인 거예요. 그림은 시각적인 것에 다양한 메시지를 담을 수 있죠.
그것에는 작가와 대상(모델, 사물, 풍경 등)과 관람자의 몫까지 더해져 답을 주지 않고 추론하게 만들고
그림은 그 고약한 성질 덕분에 질리지 않게 오래 남아 인간을 고귀한 존재로 만들어 주죠.
그림의 순기능은 평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고 느끼는 것이고, 그림의 기술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평가시스템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거예요.
안타깝게도 우리는 기능적인 미술교육에만 노출되어있었고, 평가라는 시스템 위에서 창작활동을 해야 했죠. 아름다움을 주입식으로 배우는 환경에서 그림은 쉬운 상대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림의 기술은 매우 중요하지만 기술로만 그린 그림에는 공허함만 담기죠.
기술을 익히기 전에 그림의 순기능과 그것을 대하는 태도가 선행되었을 때 그림이 즐거울 수 있어요.
그림은 학습이 아닌 놀이이자 정서적인 활동의 일부예요.
기능의 강요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그림을 꾸준히 즐길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개성 있는 표현과
기능들이 완성되죠.
인간은 어떤 모양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글자라고 정했어요.
그렇게 언어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으며 결국 글자의 조상은 그림이었죠.
아이가 태어나 엄마, 아빠를 말하고, 단어를 붙여 의사전달을 하며, 문장을 만들어 조리 있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족히 7~8년은 걸려요. 매일 듣고 말하는데도 말이에요.
영어교육을 예로 들어볼까요?
영어교육을 아주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배우려고 노력하잖아요.
수년을 교육받고 공부해도 끝나지 않는 숙제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모국어처럼 매일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가장 클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 외국어를 몇 개월 공부해서 익힐 수 있는 것이었다면 우리는 영어는 모국어만큼 익숙해져야
맞는 것 아닐까 싶어요.
외국어뿐일까요?
모든 새로 시작하는 일들은 시간이 걸려요. 떠듬떠듬한 시간을 오래 거쳐야
비로소 조금 의 성과와 자연스러움이 생기죠. 그림도 마찬가지예요.
그림은 속도전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아요.
그러니까 속도전이 아니라 지속력으로 해결해야 하는 영역인것이죠.
유능한 선생님을 만나도 내가 스스로 하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익숙해지지 않아요.
그리고 그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마음이 우선이 돼야 해요.
그림은 우리말을 익혔듯이 천천히 일상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말하는 기술보다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말해야 전달력이 있듯이 어떻게 그리냐 보다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더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담을 수 있죠.
그러니까 그림의 용도를 명확하게 할 수 있을 때 그림을 빈번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그림은요. 단시간에 빨리 마스터하는 게 아니라 느긋하게 오랜 시간 그리는 게 좋아요.
그렇지 않으면 기능만을 쫒게 되고, 원하는 데로 되지 않으면 스트레스만 받게 되죠.
스트레스를 받으면요. 오래 그릴 수가 없어요.
그림은 하루 이틀 사이에 익숙해지지 않아요.
적어도 하나의 언어를 익히는데 필요한 절대적인 시간만큼은 걸리죠.
그나마도 빈번하게 사용했을 경우에 말이죠.
그러니 조급하게 말고, 자신에게 넉넉하게 시간을 주세요.
드로잉프렌즈 장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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