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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일 Nov 21. 2018

사랑이 오래가기 위해서

8.

저는 속도를 맞춰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사실 지금도 그렇게 잘한다고 할 수는 없으나
나만 혼자 열심히 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는 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그런 말을 합니다.
‘그 사람에게 주고 싶은게 너무 많아요’, ‘그 사람과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요’

하루라도, 잠시라도 그 사람을 혼자 있게 놔두질 않는다거나,
끊임없이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 걸린 것처럼 연애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대개 연애 경험이 처음이거나 적은 분들이지 않나 싶습니다.
당연히 처음하면 뭐부터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주변의 이야기대로 연애를 시작합니다.

친구들의 연애 이야기, 매체에 나오는 바람직(?)한 연애 방식을 그대로 따라합니다.
호평 받는 연애 방식은 모두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기쁜 모습 때문에 만족을 하는 것인지,
내가 이만큼까지 노력했다는 것에 만족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굉장히 뿌듯해 합니다.

이게 바로 사랑이고, 이게 바로 연애라고.

물론 틀리지 않고,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직접 하는 본인은 정말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종종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질문하는 것이 있습니다.

‘버겁지는 않으세요?’
‘힘들지는 않으세요?’
‘꾸준히 하실 수 있어요?’
‘지금 같은 생활을 얼마나 더 하실 수 있을까요?’

뻔한 대답이지만 반응은 두 가지 입니다.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다’, ‘자신도 지금 굉장히 버겁다’.

그 방식을 고집하는 방법은 있냐는 질문엔 대답을 쉽게 하지 못합니다.
달리 방법이 있어보이지 않거든요.

근데 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잘하는 것 말고는 연인에게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끊임없이 잘하는 것 말고는 배운 것도, 아는 것도 없으니까요.

이미 몰입한 사람은 그렇다치고
그런 사랑을 받는 사람은 어떨까요?
마냥 좋기만 할까요?

저는 경험이 없기에 몇몇 지인에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어땠느냐고.

근데 웃긴건 반응은 한결 같았습니다.
처음엔 좋았지만 부담스럽다고.

자기는 그렇게 해줄 수 없는데, 해줄 수 없는 일을 계속 받는 건 진짜 힘든 일이라고.
마치 나도 저렇게 해야만 할 것 같은데 그러기 너무 힘들다고.

어긋나는 것은 한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관계에 부담이 쌓이면 어떤 선택을 할까요?
상대방은 천천히 감정을 키워나가고 있을지 모릅니다.
나만 끓어올라 달려든다고 상대방이 금방 끓어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릇이 깨져버릴지도 몰라요.

이 글을 썼던 것은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속도를 조금만 늦추면 빨리 갈 수는 없어도 오래 갈 수는 있습니다.
사랑은 빠른 것보다 오래 가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각자의 말로 사랑을 했다’
http://bit.ly/2P1OrK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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