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에서 울리는 벨소리.
뚜벅거리며 걷는 발걸음 소리,
그보단 더 크게 들리는 자동차들 소리.
그 밖의 소음들 속을 걷던 중이었다.
어디선가 희미하게 들려오는 벨소리에 가방을 뒤적여 본다.
틀렸다.
휴대전화에서 울리는 소리는 아니었다.
다시 걷던 길을 가는데 다시금 울리는 벨소리.
뒤돌아봐도 아무도 없던 길에서 벨이 울리는 곳이
내 마음이라는걸 알아 차린다.
문득 받지는 못한 채로 누가 내 마음을 울리는걸까, 생각한다.
타국에서 지내고 있는 내 오랜 지기일까?
이제는 몇 시간을 할애해야 만날 수 있는 먼 곳의 엄마일까?
아니 어쩌면, 내 나이가 파릇할 때 청청한 시간을 함께 나눠줬던 그 친구들일까?
그도 아니면 사랑이란 이름으로 잠시 머물다 간 누군가일까?
그 누가 됐던, 아직 받지도 받을 수도 없는 그 전화에
왠지 나를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실려온 것 같다.
마음을 덮고 있는 가슴을 문지른다.
‘무슨 꽃으로 문지른 가슴이기에 이다지도 살고 싶은가?’
엘레노라 듀세처럼 읆조린다.
‘무슨 꽃으로 문지른 가슴이에 이다지도 보고 싶은가?’
눈을 감고 주저 앉아 마음의 수신 버튼을 누를 차례다.
방금 도착했어.
보고 싶어하는 네 마음 말이야.
꽃으로 문지른 마음을 보낸다.
소음 한가운데에서 나는 네 마음만이 오롯이 들렸던 순간이 있다.
도착한 그 마음 끌어안고 보고 싶어, 보고 싶어하며 읆조린다.
#감성그림에세이 #일러스트 #꽃으로그린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