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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붉은낙타 Apr 09. 2022

나말이야


나 말이야,





봄에 입을려고 바지 하나 샀는데

봄이 안 와

초록초록한 바지야

봄바람 살살 들어오라고

품은 넓고

여유로와

쌀쌀하면 못 입잖아

품이 넓어

여유로워




봄이 안 와

아침마다 공기를 맡아

오늘은 봄인가

아침마다 하늘을 봐

오늘은 봄인가

지나가며 나무를 쳐다봐

너는 얼마나 나왔나

바닥을 쳐다봐

구석을 찾아봐

오늘은 뭐가 있나




봄을 기다려

부연 산을 하염없이 바라다 봐

멍하고 바라보고

기다리다 지치다

바스락거리는 바지를 그냥 한번 입어봐

아직 차가운데

발끝 시린 날인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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