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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꺼인 듯, 내 꺼 아닌 너

세상의 모든 썸타는 연인들을 위하여

by 은비령

(24.12.29 발생한 항공참사와 관련하여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연애의 시작이 '알 수 없는 끌림과 서로의 존재에 대한 갈구'였다면, 그 연애가 발전하는 단계가 진행되어야만진짜 '연애'를 한다고 할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많은 경우, '이게 연애하는 건가? 그 사람이 정말 내 사람이 맞나? 혹시 나만의 착각은 아닐까?'하는 마음은 저만 느껴본 건 아니겠죠?


친구라 하기엔 너무 가깝고, 연인이라 하기엔 다소 애매한 그런...
고구마 백개 먹은 것 같은 답답한 관계...


그저 서로의 주변을 머물머물, 빙글빙글 돌면서 계속 평행선만 유지하다가
흐지부지 끝나버릴 수도 있는 그런 반쪽짜리 연애...
설레는 연애의 시작인 듯 하면서도, 불 같은 연애는 아니고,,
그렇다고 아무 것도 아닌 사이라고 하기엔 서로가 너무 신경쓰이는 그런 관계.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이 있으실 거에요.

흔히 말하는 '썸'이죠!!!

'썸'이란 어디서 온 말일까요? 바로 썸은 '정확하지 않은 것'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 'Something'에서 파생된 신조어로, 관심 혹은 호감가는 이성과 잘되어 가는 과정 혹은 사귀기 전에 남녀 사이에서 느끼는 불확실한 감정을 뜻한다고 합니다.




바로 이런 '내 꺼 인듯, 내 거 아닌 너'를 기가막히게 묘사한 명곡이 있습니다.

2014년 모든 음원 사이트에서 연간 1위를 한 최고의 히트곡으로 그야말로 대중의 인기와 평론가들의 극찬을 동시에 얻은 곡으로, 릴보이 of 긱스의 '썸'이란 곡입니다.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한번쯤은 불러봤을 대중적인 그 노래, '썸을 타고 있는 답답하고 애매한 우정과 사랑 사이의 그 어디쯤'을 노래한 곡입니다. 뭘로 봐도 애매한 것을 콕 찝는 표현으로 유행어로 전 세대에게 공감을 받을 만큼 인기를 얻었었는데요.


가사 한 번 보실까요?




가끔씩 나도 모르게 짜증이나
너를 향한 맘은 변하지 않았는데 혹시 내가 이상한 걸까
혼자 힘들게 지내고 있었어 텅 빈 방 혼자 멍하니 뒤척이다
티비에는 어제 본 것 같은 드라마
잠이 들 때까지 한번도 울리지 않는 핸드폰을 들고
요즘따라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니꺼인 듯 니꺼 아닌 니꺼 같은 나
이게 무슨 사이인 건지 사실 헷갈려
무뚝뚝하게 굴지마
연인인 듯 연인 아닌 연인 같은 너
나만 볼 듯 애매하게 날 대하는 너
때로는 친구 같다는 말이 괜히 요즘 난 듣기 싫어졌어
매일 아침 너의 문자에 눈을 뜨고 하루 끝에는 니 목소리에 잠들고 파
주말에는 많은 사람 속에서 보란 듯이 널 끌어 안고 싶어
요즘 따라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니꺼인 듯 니꺼 아닌 니꺼 같은 나
너 요즘 너 별로야 너 별로야
나 근데 난 너뿐이야 난 너뿐이야
분명하게 내게 선을 그어줘 자꾸 뒤로 빼지 말고
날 사랑한다 고백해 줘
순진한 척 웃지만 말고 그만 좀 해 너 솔직하게 좀 굴어봐
니 맘 속에 날 놔두고 한 눈 팔지 마
너야말로 다 알면서 딴청 피우지 마
피곤하게 힘 빼지 말고 어서 말해줘
사랑한단 말이야

https://www.youtube.com/watch?v=Y-FhDScM_2w




어떠세요?

정말 답답하지 않나요? ㅎㅎ 이렇게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며, 상대방의 반응만 기다리고, 눈치보고 하는 그런 두 사람이 옆에 있다면... 등 떠밀고, 손을 잡아 끌고서라도 만나게 해주고 싶어요.


가사에 나오듯, "분명하게 내게 선을 그어줘 자꾸 뒤로 빼지 말고, 날 사랑한다 고백해 줘."라고 문자라도 보내보면 어떨까요?


하지만 혹시나 나의 적극성이 당돌함으로 비춰져 상대방을 뒤로 물러나게 할까봐 괜한 걱정되고, 별 것 아닌 상대방의 제스처나 표정 하나에도 신경쓰이는 것이 바로 '썸'타는 연인들의 조심스러움이죠.


서로를 지나치게 배려한다고 할까요? 만약 사귄지 십 년 된 연인이라면 이런 반응을 안 하겠지만, 상대방의 작은 몸짓, 눈짓, 말투 하나 하나에 반응하며 서로의 존재에 가장 예민한 이 시기야말로, 서로를 가장 원하는 설렘의 시기일 수도 있어요.


썸 타는 시기도 없이 '오늘부터 넌 내꺼. 이제 우린 사귀는 거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직설적인 사람이 내 스타일일 수도 있고, 이런 썸의 관계가 길어질수록 더 애타하며 간절해지는 연애도 있는 거겠죠!


뭐가 됐든 어떻겠습니까. '썸'탈 수 있는 상대가 생겼다는 것이 바로 축복인데요. 부디, 썸타는 세상의 모든 청순한 연인들이 망설임 때문에 상대방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조금 오래됐긴 했지만, 연애 전의 불확실한 설렘을 표현한 또 다른 명곡을 소개하며 이번 장은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무려 1984년에 발매된 가수 '나미'님의 히트곡인 '빙글빙글'입니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그저 눈치만 보고 있지

늘 속삭이면서도
사랑한다는 그말을 못해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그저 속만태우고 있지

늘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은 우리 두사람
*그리워지는 길목에서서
마음만 흠뻑 젖어가네

어떻게 하나 우리만남은 빙글빙글 돌고
여울져 가는 저 세월 속에
좋아하는 우리사이 멀어질까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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