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함께라면 때로는
아침을 차리는 아내가 되고 싶습니다.
어슴프레한 새벽에 일찍 일어나
따뜻한 김이 오르는 밥상을 차리고
´일어나세요.´라고 종달새처럼 지저귀며
그대를 깨우고 싶습니다.
함께 아침을 시작하며 하루일과를
설계하고 싶습니다.
그대와 함께라면 때로는
저녁을 차리는 아내가 되고 싶습니다.
아침에 게으름을 피우다가 그대를 그냥 보내고는
느즈막이 일어나 집안을 치우고
미안한 마음에 전화를 걸어
´일찍 들어오세요.´라고
다정하게 속삭이고 싶습니다.
싱싱한 생선으로 얼큰한 매운탕을 끓여 저녁을 차리고는
벨소리를 기다리는 아내가 되고 싶습니다.
그대와 함께라면 때로는
별을 보는 아내가 되고 싶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일하고 들어온 그대에게
차가운 얼음수건을 내밀어
이마에 송송 맺힌 땀방울을 닦아주고
시원한 부채로 더위를 식혀주고 싶습니다.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오면
다정하게 손잡고 한적한 숲속을
거닐고 싶습니다.
시원한 솔향을 맡으며 선선한 바람을
피부로 느끼며
둘이 함께 밤하늘의 별을 보고 싶습니다.
그대와 함께라면 때로는 차를 끓이는
아내가 되고 싶습니다.
비오는 날 거실에 나란히 기대앉아
둘이 좋아하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틀어놓고
가스불 위의 주전자에서 끓어오르는
하얀 수증기를 바라보고 싶습니다.
테이블 위에 정갈한 다기를 차려놓고
녹차의 맑은 빛깔과 향긋한 내음을 맡으며
입안 가득 감도는 그윽한 다향을
즐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