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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나은 Dec 17. 2023

짧은 글을 쓰기로 했다

때아닌 배추비가 가져온 교훈, 그리고 결심

집 앞에 배추비가 내렸다.

어느 집인지는 모르겠지만 우거지를 만드려다 강풍을 만난 듯하다.


나뭇가지에 매달려 펄럭이는 배춧잎을 보며,

현관문을 잡고 실소를 터뜨렸다.

소소한 일상의 한 조각이다.


문득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올 때쯤이면 배춧잎들이 모두 사라져 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 다급히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찰칵하고 찍히는 사진처럼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과 생각도 손쉽게 남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배춧잎을 뒤로하고 걸음을 옮기며 작은 결심을 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배추비처럼,

내 마음에 들고나는 소소하지만 소중한 생각과 감정을 기록해야겠다고 말이다.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의 패기와 달리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가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자리에 앉아도 글이 써지지 않는 날이 많았다.

아니 사실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않는 것조차 점점 더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오늘 결심했다.

짧은 글을 쓰기로.

짧더라도 다소 미숙하더라도 나의 기록을 멈추지 않기를 선택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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