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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에빠지다 Jun 02. 2023

한국실험미술 1960-70년대

국립현대미술관 전시회 유람

이때 청년 작가들은 4.19 혁명 세대로서
예술과 사회의 소통을 주장하며,
보수화된 기성세대의
미술에 반발하였다.
나아가 해외 미술 경향을
수용하며 자기 언어화하고,
반(反)미학과 탈(脫)매체를 선언하며,
1960년대 후반부터, 한국의 전위적
'실험미술'의 시대를 열었다.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리플렛 중 -


< 전시회 정보 >

한국실험미술 1960-70년대

2023년 5월 26일 (금) ~ 7월 16일 (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30)


Open

10AM - 6PM(월, 화, 목, 금, 일)

10AM - 9PM(수, 토)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예매,

현장 예매 가능


일반 2,000원

(대학생 및 만 24세 이하,

만 65세 이상은 무료)


※ 수, 토 야간 개장 시(6~9PM)

무료 관람


[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바로 가기 ]



오늘은 흐린 날씨를 뚫고(?)

국립현대미술관으로 향했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 중에서

'한국실험미술 1960-70년대' 전시만

예매해서 갔는데요!

사실 전시 제목부터가 딱딱해 보였는데,

의외로 저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1960-70년대 당시는

한국 사회의 격동기였을 텐데

그 시대의 실험미술 작품이 궁금했어요.

전시는 6, 7 전시실에서 진행하고 있어요.


전시실 내부로 들어가 보니

평일 오전인데도 사람이 많았는데요.


그중엔 젊은 사람이

훨씬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저도 그중 한 명 ㅎㅎ)




청년의 선언과 시대 전환
이들은 국전(國展) 중심의
제도권 미술계를 비판하였다.
또 주류 양식은 앵포르멜에 반발하여
반예술을 주장하였다.
이들은 서구의 '옵아트', '팝아트',
'네오 다다' 등을 수용하여,
한국미술에 맥락화하여 '차가운 추상'과
'회화 이후의 실험'으로 발전시켰다.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리플렛 중 -


정강자, <키스미>, 1967(2001 재제작)

전시실에 들어서면

맨 처음 보게 되는 작품인데요.


1960년대 당시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를 생각해 본다면,

굉장히 파격적인 작품이에요.


여성의 신체 중 입술을 크게 확대시키고,

고무장갑 같은 물건을

오브제로 놓은 것을 보면


가부장적인 사회 속의 억압과

여성으로서의 주체적인 욕망

동시에 드러내는 것 같아요.


강국진, 정강자, 정찬승, <한강변의 타살>, 1968

이 공간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작품은

바로 '한강변의 타살'인데요.


실제 양화대교 밑에서

화형식을 빌어 기성 미술계를

비판했다고 해요.


시대를 앞서갔을 정도로

파격적인 퍼포먼스는

당시 미친 짓이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한국의 전위적 실험미술의 시작이 되었죠.


그 시절에 퍼포먼스를 했다는

자체만으로 대단한 것 같아요.


도심 속 1/24초의 의미
'1/24초'는 24컷 중의 1,
즉 필름이 '정지된 순간'을 말한다.
이는 고속 성장으로 달려가는
국가와 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청년 작가들의 '반항'을 은유하였다.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리플렛 중 -


김구림, <1/24초의 의미>, 1969

위 영상 작품은

김구림의 <1/24초의 의미>인데요.


오디오 가이드에 따르면,

생산과 소비의 대도시로 변모해가는

서울을 나타냈다고 해요.


급격한 현대화와 산업화를

눈앞에서 목도하고, 하품하는 장면은

근대화에 대한 저항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김구림, <현상에서 흔적으로>

이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김구림 작가가 기성 미술을 상징하는

미술관에 흰 광목천을 두르며 장례식 치르는

퍼포먼스를 할 때 당시 기사인데요.


한국미술대상전 작품 반입에서 있었던 일. 그러나 "작품이다" "아니다"의 시비가 벌어져 일반 관객의 감상(?)은 불가능한 운명에 놓일 듯.


그 외에도 '놀랄 놋자' 표현과

문장 곳곳의 물음표가 있던 걸 보면,

당시 사회와 기성미술계의 시선이

그리 곱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아방가르드 선구자'

김구림 작가의 퍼포먼스는

시대를 앞서간 것 같아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기성 미술계에 경종을 울리는 데

필요한 작품이 아니었을까..!


사실 예빠는 김구림 작가님과

오랜 인연이 있는데요.

인터뷰가 궁금하다면 한번 보고 가세요!


[ 김구림 작가님 인터뷰 바로 가기 ]


전위의 깃발 아래
- AG(한국아방가르드 협회)
AG는 개념적 환원의 논리와 함께
건축, 디자인 등 장르 간의 경계를
허무는 다양한 창작 방법을 실험하였다.
또 서구의 이론과 방법을 적극
수용하면서도 '한국적'인 미술의
정체성을 고민하였다.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리플렛 중 -


송번수, <공급경보 1, 2, 3, 4, 5>, 1974

이 작품의 제목은 '공습경보'인데,

얼마 전, 저를 당황스럽게 만든

긴급재난문자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요ㅎㅎ


오디오 가이드에 따르면,

작가는 실제적인 적군의 공격과

위협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1970년대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던 잠재적인 위험,

즉 오염과 질병, 사회적 억압 같은 것을

이야기하고자 했어요.


이건용, <신체항 71-2023>, 1971(2023 재제작)

이 작품은 에피소드가 재미있는데요!


1971년 당시,

작가가 경부고속도로변에서

뿌리째 뽑힌 나무를 발견하고,

미술관에 가져와 세웠다고 해요.


버려진 나무를 미술관 안에 끌어들여

바깥세상과 동떨어진 미술관의

견고한 벽을 허무려고 했어요.


'거꾸로' 전통
전위미술은
전통을 부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한국은
전통예술의 재발견을 통해
'거꾸로' 그 돌파구를 마련하였다.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리플렛 중 -


이승택, <무제(새싹)>, 1963(2023 재제작)

새싹같이 느껴지는 이 작품!


당시 근대화가 이루어지던 시절

전통 옹기를 작업하는

장인들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이승택 작가는

옹기 작업에 필요한 전문 기술을

직접 연마했는데요.


옹기를 일반적인 용도로 쓰는 것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함으로써

전통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한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새싹과 같이

전통 옹기로 새롭게 피어난 건 아닐까..! 


'나'와 논리의 세계 - ST
ST는 '오브제'를
개념 전달의 매개체로 삼고,
작가와 오브제의 신체성과
그들 사이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질적 변화를 탐구하였다.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리플렛 중 -


박현기, <무제(TV돌탑)>, 1982

이 작품을 보자마자

백남준 작가의 비디오아트가

저절로 생각나더라고요.


오디오 가이드에 따르면

박현기 작가는 6.25 전쟁 당시,

가족과 함께 남쪽을 향해 피난하던 과정에서

다른 피난민이 쌓아 올린 돌탑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실제 돌탑의 돌을 가져와

비디오 매체를 함께 배치함으로써

전후 한국 사회에 만연하던 기술 만등주의와

근대화를 향한 무조건적인 열망

질문을 던졌다고 해요.


청년과 지구;촌 비엔날레
한국 청년 작가들에게
해외 비엔날레의 참가는
사회적 억압과 국전이라는 구체제를
돌파할 수 있는 출구였다.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리플렛 중 -


이강소, <무제 75031>, 1975(2016 재제작)

하얀 가루 위에 닭을

줄로 묶어 놓았다고 하는데요.


오디오 가이드에서는 닭의 발자국을 통해

무엇이 없어졌고, 무엇이 과거인지를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했어요.


물리적으로 제한을 당하다

사라지는 것을 은유한다는 점에서


당시의 엄혹하게 진행되던

검열을 떠올리게 한다고 해요.




흥미로운 작품이 많아

포스트에 다 담을 수 없었지만,


1960-70년대 당시의

다양한 실험미술 작품들을

접할 수 있게 되어 정말 좋았어요.


또한 혼란스러운 시대 속

꾸준히 작업을 이어간 작가들에게

경외심이 들었답니다.


이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이

공동으로 주최한 전시인데요.


이번 전시가 끝나면,

뉴욕 구겐하임미술관과

LA 해머미술관을 순회한다고 해요.


7월 16일까지 전시한다고 하니,

꼭 방문해서 둘러보세요.






[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바로 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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