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결혼: 존중과 이해
제1장 행복사다리와 행복 연습
집과 사무실에서 하루 대부분 시간을 보낸다. 행복한 결혼 생활이 아니면 행복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서로 다른 남과 한 공간에서 결혼 생활을 잘해나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아일체에 대응되는 일심동체로 수준이 아주 높은 경지다. 결혼 생활은 저절로 잘 되지 않는다. 수양이 필요하다.
결혼은 유익한 면이 많다. 둘이 돈 벌어 재산을 빨리 불릴 수 있다. 혼자 가사를 다 하기 버거운데 둘이 나누면 가사의 부담이 줄어든다.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애들 키우는 재미도 쏠쏠하다. 혼자 있는 심심함도 없다. 나이가 들수록 그런 느낌이 강해진다.
최근 이혼 가정이 많다. 결혼 생활은 좋은 것도 많은데 왜 그만둘까?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배우자에 대한 기대, 결혼 생활에 대한 오해가 한 이유를 차지하는 것 같다.
다른 집에서 살며 연애할 때는 안 보이던 단점이 결혼해 한집에 살면 커 보인다. 연애할 때는 조금 다르더라도 서로 맞춰 주며,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화내는 모습이나 생활태도를 볼 수 없다.
불꽃같이 사랑하고 결혼한 후 기대치 조정을 안 하는 경우 실패 확률이 높다. 배우자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 실망이 크다. 배우자는 노력 안 해도, 노력해도 문제다. 노력 안 하면 본모습을 보고 실망한다. 노력하면 그 기대를 만족시키려고 많은 에너지를 써 지쳐 나가떨어진다. 부담감을 느낀다. 사랑은 이내 시들어 버린다.
사랑해서 결혼했으니 원만한 결혼 생활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오해다. 연애할 땐 사랑이 필요하고, 결혼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행복한 결혼 생활에 존중과 이해, 듣기, 부드럽고 약하며 따뜻하게 말하기, 바라보며 기다리기 등이 필요하다. 배우자가 그런 덕목을 지키지 않아 부부 싸움하는 것을 흔하게 본다. 술과 주사 때문에 부부 싸움하는 집안에서 자란 자녀는 결혼해서도 배우자가 술 먹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남자가 술 먹고 와 잘못 대응하면 이렇게 진행된다.
남자: 술 먹고 늦게 들어옴 -> 여자: 늦게 들어오는 남편 보고 술 냄새난다, 건강에 해롭다, 돈 많이 쓴다고 남자를 타박 -> 남자: 친구 만나 그럴 수도 있다고 한 마디 -> 여자: 더 격해짐. 지금까지 쌓인 남자의 과거 잘못과 상처로 불만이 폭발 -> 남자: 왜 또 과거 일을 들춰낸다고 화냄 -> 여자: 남편 감정 및 인격 건드리는 말, 남과 비교하여 남편의 단점을 비판함 -> 서로: 시댁, 처갓집 건드는 말을 함 -> 서로: 이혼 얘기, 폭력, 배우자, 애들 울음보 터짐, 그 이후로 감정 상해서 서로 말 안 하고 무시 -> 서로: 각 방 생활 시작, 생활비, 교육비, 용돈 끊어 갈등 심화 -> 서로: 이혼 절차 밟음, 재산 분할 협의되지 않아 다툼, 이혼 소송
어디서부터 꼬였을까? 남편과 아내는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존재임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부족했다. 아내가 술을 싫어하므로 남편도 술을 싫어해야 하는 법은 없다. 남편은 술을 좋아할 수 있다. 술을 잘 먹는 집안에 태어났거나, 원래 술이 잘 받는 체질일 수 있다. 또한, 남자는 모이면 술 먹는 문화 속에서 살며, 스트레스받으면 술 먹고 푸는 습관이 있다. 습관은 잘 안 바뀌므로 술 문제를 단기간에 풀 만한 해결책은 없다.
부부는 유전인자가 다르고, 오랫동안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 생활습관, 성격 등이 다르다. 결혼한 두 남녀를 물에 비유하면 구성요소인 수소나 산소와 같다. 서로 다른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여 물이라는 안정적인 상태가 된다. 수소는 산소에게 "너는 왜 나처럼 생기지 않았냐? 성질은 왜 다르냐?"라고 타박하지 않는다. 다른 것을 네가 틀렸으므로 나에게 맞추라고 하지 않는다. 이러면 같이 살기 어렵고 같이 살더라도 서로 피곤하다.
잘 사는 데는 성격이 비슷하든 다르든 중요하지 않다. 성격이 다른 경우 서로 보완되고 배울 점이 많다. 고치려 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면 문제될 게 없다.
같이 살 생각이면 술 먹는 남자와 싸우기보다 그런 남자라도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 낫다. 싸우면 그 후 더 꼬인다. 여자는 비난이나 간섭보다 남자에게 술은 보약이라고 생각하며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이 자기 건강에 좋다. 남자는 화난다고 혼자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됐어. 그만해. 에이씨!”라고 말하고 나가면 상대는 더 열받는다.
실익이 있는 대안을 모색한다. 콩나물국 끓여주고 둘이 마주 앉는다. 남자의 이야기 들어준다. 정말로 할 말 있으면 부드럽고 약하며 따뜻하게 말한다. 밖으로 같이 나간다. 찻집에 가거나 산책한다. 기분이 전환되고 큰 소리가 안 나온다.
남자는 여자를 존중하고 이해한다. 엄마가 하는 일은 아주 중요한 일인데 해도 티가 잘 안 난다. 아빠가 엄마를 무시하는 집에서 자란 자녀들은 무심결에 자기들도 엄마를 무시한다.
엄마는 가족에게 안정, 포근함과 밥을 준다. 엄마 품에서 세파의 고통을 잊고 정서적 위안을 얻는다. 아이는 엄마에게 생명을 의지한다. 애들 밥 안 주면 짜증내고 집안이 난리블루스다. 엄마가 아빠보다 안정감이 드는 이유는 무게 중심이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상체가 좁고 골반이 발달되어 있어 엉덩이를 씰룩 쌜룩 움직이며 걷는다. 아빠는 상체가 넓고 어깨가 발달되어 있어 어깨를 흔들면서 걷는다. 엄마는 삼각형 체형이며, 아빠는 역삼각형 체형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집안이 행복하다. 엄마가 아프면 가족들의 몸과 마음도 아프다. 애를 잘 키우고 싶은 아빠는 애에게 뭐를 해줄 게 아니다. 엄마를 아끼고, 엄마가 행복하게 살도록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