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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의 무한책임 Apr 26. 2022

[한줄책방] 아픈 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아서 프랭크 <아픈 몸을 살다> 


질환도 삶의 일부  

    

1. 가능하면 질환을(또는 질병을) 외면하고 싶은 게 대부분의 사람들 마음 아닐까. 질환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의학이나 의료기술의 식민지가 되지 않고, 피동적이고 무기력하고 잘못 살았다는 ‘낙인’으로 고통스럽거나 우울하게 삶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질병도 하나의 자연스러운 삶의 흐름 속 일부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태도가 중요하다. 본인의 태도 못지않게 그 주변 사회의 인식도 중요하다.      


글은 참 쉽게 쓴다. 하지만 나는 그 경지가 어떤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 몸이 아픈 것도 힘든 일인데, 일상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한다는 것은 얼마나 고단하며 우울한 일일 것인가.      




아픈 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2. 그래서 저자 아서 프랭크는 주장한다. 아픈 이에 대한 존엄과 그 병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태도가 아픈 이의 삶을 지탱해줄 수 있고, 그를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만들 수 있다고.      

몸이 아픈 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저 그렇게 되었을 뿐이다. 사람이 이유가 있어 죽는 게 아니듯 질환 역시 마찬가지다. 병은 싸워서 이기거나 적대시해야 되는 존재가 아니라, 인생이라는 강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돌멩이들이다. 돌멩이를 싸고 천천히 돌거나 휘감아 도는 수밖에. 중요한 건 돌멩이를 밖으로 내치지 않는다는 것.      


최근에 부모님이 편찮으셨던 까닭인지 이 책은 유난히 가슴에 와닿았다. 질환에서 어느 정도 회복한 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말도 가슴에 와닿았다.      


‘일상이 불만족스러울 때는 내게 일상이 금지되어 있던 때를 떠올려야 한다. 아팠을 때 원한 것은 일상적인 활동의 흐름 속으로 돌아가는 것뿐이었다. 이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으므로 내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에 계속 경이로워해야 한다.’ p.212

      

오늘 하루도 경이롭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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