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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정적인 하루 Jul 14. 2022

#2. 당신이 누구를 사랑하든


종교 단체에서 했던 동성애 반대 시위를 본적이 있다. 그들은 단호하게 동성을 사랑하는 것은 죄악이라 소리치고 있었다. 에이즈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피켓도 함께였다.


오늘의 세상은 어제의 세상보다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는데 서로를 이해하는 폭은 아직 그만큼 넓어지지 않은 걸까. 이제 우린 혀의 굴림이 다른 말로 소통을 하고, 얼굴빛이 다른 이와 친구, 동료, 가족이 될 수 있는데 말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이성 간의 사랑만으로만 읽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이 누구를 사랑하든 그것이 사회의 인정과 용납은 필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양해졌다는 것이 곧 그 다양성을 포용하고 있다는 것은 아님을 안다. 여전히 내가 발을 디디고 있는 이곳에선 나와 얼마나 다른지에 대해 뜯어보는 것을 좋아하니까. 그 뜯어보는 시선들, 때때로 말보다 무언의 분위기가 더 폭력적일 때가 있다. 어떤 물증으로도 남길 수 없는 것들 말이다. 의아한 시선이라던가, 말의 뉘앙스, 그런 것들이 만들어내는 감정의 온도 같은 것들. 그런 조용한 폭력도 묵인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은 계속해서 다양해질 것이며, 그만큼 다양한 혐오도 생겨날 것이라고. 모든 혐오가, 미움이 없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러나 나는 믿는다. 사람들은 더더욱 예리하게 반응할 것이고, 그 날카로움이 많은 차별들을 향해 분노해줄 수 있을 것이라. 오늘은 괜찮았지만 내일은 틀린 일들이 앞으로도 더 많이 생길 것이다. 우리는 완벽해질 수는 없지만 그렇게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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