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스더씨가 만든 노래, 아홉 번째
아무래도 나는 아무것도 못 될 것 같아
아무래도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네 이야기 물음표로 남아있네 떠다니네
내 머릿속 물음표로 남아있네 떠다니네
떠다니다 어딘가에 부딪혔네 깨달았네
너는 이미 존재야 의미야 이름이야
너는 이미 존재야 의미야 꽃이야
아무래도 우리 오랫동안 흔들리겠지
그래도 넌 이미 이름 있는 귀한 꽃이야
예쁜 꽃이야
그런 날이 있다.
내가 아무것도 될 수 없다고 느껴지는 날, 쓸데없이 숨을 쉬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날이 가끔 있다.
누군가 나의 생각을 들여다본 것처럼 내게 털어놓는다. 아무것도 될 수 없을 것 같다고,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고 마침표를 찍은 채로 말한다. 내 귀에 닿자 그것은 물음표가 되어 돌아다닌다. 오랫동안 나에게 물음표가 되어 떠다닌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쿵!
나는 그에게 전하여 줄 답을 찾았다. 네가 또 내가 무엇이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이미 의미 있는 존재라고, 이름을 가진 귀한 꽃이라고, 이미 그런 존재라는 것을 말이다. 무엇이 될 수 있을지, 무엇이 되어야 할지 우리의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는 이미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