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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 Sep 19. 2023

손이 가요 손이 가~ 빵기에게 손이 가요~

우리 냥냥이 빵기 귀 진드기와의 싸움

정말 빵기를 데려오고 나서 긴장을 풀 수가 없다. 빵기가 잘 지내는가...하면 태도가 획! 변해버리거나 어디가 아프기도 하고 안들어가던 화장실에 따라 들어오는 등 안하는 행동도 하고 변화무쌍한 빵기다.

네가 특이한 거니, 내가 별나게 받아들이는 거니...


어쨌든 얼마 전에, 지인이 놀러와서 빵기가 너무 귀엽다보니 격렬하게(?) 쓰다듬고 있었는데 갑자기 "긴급! 긴급!"이라며 나를 급히 호출했다. 과연 긴급 상황이 뭐길래? 난 상상도 못했다.

갔더니 오마이갓.....지금도 생각하면 숨이 멎을 것 같다. 빵기 귀에 꼬물거리며 살아있는 진드기가 있었다.

말이 되니 빵기야..


어쩐지 우리 빵기 귀는 핑크색으로 아주 예쁘고 깨끗했던 것 같은데 2달 전부터인가 갑자기 진갈색 귀지가 많아졌다. 반려동물 초보 돌보미인 나는 귀청소 방법 조차 몰라서 1차 접종 때 수의사 선생님한테 배워와서 닦아줬다. 닦아도 매번 더러워서 자주 닦아주다보니 이것도 늘더라. 허허.


그런데 알고보니 그게 진드기에게 물린 자국이자 살아있는 진드기 혹은 죽은 진드기 였다니...너무 충격적이라서 소름이 돋았다. 빵기를 하루라도 빨리 구해내야 해! 얼마나 가렵고 찝찝했을까? 고양이들이 아프거나 불편해도 티를 안낸다더니 이렇게 티를 안낼 수가 있나... 장염 걸렸을 때 밤새 낑낑거리고 토했을 때는 얼마나 아팠던 거니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쿠팡에서 '진드기 치료제 + 심장사상충 예방약'이라고 돼있는 제품을 구입했는데 검색을 해보니 또 그게 아니라더라?! 치료제가 아니라 퇴치제일 뿐이라고... 즉, 진드기를 고양이 몸에서 박멸시켜주지 않는단다. 치료제로 유명한 약이 애드보킷이나 레볼루션이라고 있는데 그건 인터넷으로 구입하기 까다로웠다. 인터넷에서 동물 의약품을 파는 게 불법이라고 한다.


동물병원에서 발라주면 비싸고 약국에서 구입해서 직접 발라주는 게 그나마 싸다고 해서 찾다보니 '동물약국'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다. 생각보다 동물약국이 엄청 많다는 것도! 모든 동네에 한두 곳은 있는 것 같았다. 우리집 바로 앞에도 있어서 배송을 기다릴 필요도 없이 다음날 바로 일어나자마자 약국 여는 시간에 맞춰서 사러 갔다. 약국에 가보니 아기 고양이용 다른 브랜드 제품도 있고 고양이 강아지 겸용인데 진드기 치료제 역할도 하고 심장사상충 예방약인 제품도 있었다. 검색을 하다보니 진드기 치료제가 지구상에 애드보킷과 레볼루션 2개만 있는 줄 알았다. 인터넷 블로그 정보가 아무리 단호한 어조로 써 있어도 반드시 정답은 아니란 걸 알게 됐다.


0.25ml(몇 방울)에 1만원, 3개가 한 세트라 3만원 주고 구입했다. 한 번 발라주고 귀를 닦아주고 나니 이후에는 확실히 귀가 덜 더러워지는 것 같았다. 1주일 정도 지나고 귀가 다시 더러워서 한 개를 더 발랐더니 완치된 것 같다.


자식을 낳아본 적은 없지만 빵기가 처음이라 꼭 첫 아이를 기르는 것 같다. 미리 알았다면, 우리 빵기 고생 덜 시켰을텐데 불편한 점을 알아채고 해결하고 나니 '진작에 편하게 해줄 걸' 마음이 짠하다. 고작 4개월짜리 아기가 초보인 언니 때문에 갖은 고생을 하는구나.


아직 빵기가 자려고 하면 내 손발을 깨무는 건 못 고쳐서 함께 잘 수 없어서 아쉽다. 요 녀석이 얼마나 야무지게 앙 세게 깨무는지 그 모습이 너무 다부져서 어이가 없어서 어떨 땐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나는 빵기랑 더 붙어있고 싶고 오랜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얼굴까지 공격하니 분리수면을 할 수밖에 없다. 초반에 한달 조금 넘는 기간 동안은 하루종일 빵기랑 같이 있었는데 갑자기 출근을 하게 돼서 빵기가 분리불안이 생긴 것 같다. 애기고양이가 일찍 엄마랑 떨어지기도 했고...안쓰러운 빵기. 출근을 하며 혼자 두니까 외로운 아기고양이로 만들어 버린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내 사랑을 많이 전해주고 싶고 느끼게 해주고 싶은데 빵기 넌 느껴지니? 사냥놀이를 더 많이 많이 해줘야하는데 저질체력인 언니를 조금만 이해해 주겠니?


빵기를 위해 사냥놀이도 더 많이 배워야하고 고양이 육아정보를 공부해야 해서 갈 길이 멀다. 더구나 우리 빵기는 호락호락하지 않아서 엥간한 일에는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는 손이 많이 가는 녀석인 것 같다.

그래도 참 이쁜 녀석. 내 새끼. 빵기야, 오늘도 사랑해.


+ 9/21 동물병원에 다녀왔어요. 빵기 귀에서 보였던 게 고양이 귀 진드기가 아니고 풀밭에서 보이는 사람도 무는 진드기라고 하네요~ 그래서 두 마리 보였던 거 그거만 잡았으면 된대요. 외이도 귀지 깨끗하게 잘 닦아주고 한번씩 예방약 발라주면 된다고 하네요.

고양이 귀 진드기는 눈에 안보인다고 해요. 빵기 귀 내시경도 해 봤거든요! 고양이 키울 때 너무 블로그랑 유튜브는 참고 정도 해야하는데 섣불리 제가 판단해 버리고 빵기한테 약 계속 발랐으면 애만 잡을 번 했어요!ㅎㅎ

궁금한 게 있을 때는 벌레같은 경우는 찍어놨다가 수의사 선생님께 여쭤보는 게 최고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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