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원 시인을 만나다
저기 저 담벽, 저기 저 라일락, 저기 저 별, 그리고 저기 저 우리집 개의 똥 하나, 그래 모두 이리 와 내 언어 속에 서라. 담벽은 내 언어의 담벽이 되고, 라일락은 내 언어의 꽃이 되고, 별은 반짝이고, 개똥은 내 언어의 뜰에서 굴러라. 내가 내 언어에게 자유를 주었으니 너희들도 자유롭게 서고, 앉고, 반짝이고, 굴러라. 그래 봄이다.
봄은 자유다. 자 봐라, 꽃피고 싶은 놈 꽃 피고, 잎 달고 싶은 놈 잎 달고, 반짝이고 싶은 놈은 반짝이고, 아지랑이고 싶은 놈은 아지랑이가 되었다. 봄이 자유가 아니라면 꽃피는 지옥이라고 하자. 그래 봄은 지옥이다. 이름이 지옥이라고 해서 필 꽃 안 피고, 반짝일 게 안 반짝이던가. 내 말이 옳다면 자, 자유다 마음대로 뛰어라.
<봄> 전문
오규원(1941-2007)
<분명한 사건>
<순례>
<이 땅에 씌어지는 抒情詩>
<현실과 극기>
<언어와 삶>
등 거의 다 읽어보시길 추천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