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재림

by 김재완

수 차례 이어지는 신의 경고에도 인간은 스스로를 파괴하는어리석은 짓을 멈추지 않았다. 인간은 자신들의 죄를 신의 부재 또는 무능함으로 돌렸다. 신의 노골적인 암시와 은유에도 인간은 자신들의 파멸이 코 앞에 닥친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인지, 외면한 것인지 알 길이 없다.


그러자 신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인류를 구원할 아이가 재림할 것 이라고, 그 아이가 열 살이 되면 인류가 안고 있는 치유 불능의 난제가 해결 될 것이라고 신이 말했다. 사람들은 열광했다. 인류는 자신들이 싸지른 기후변화, 전쟁, 빈부격차 등의 문제를 마침내 신이 치워줄 것이라고 안심했다..


인류는 그 아이를 새벽이라고 불렀다.

새벽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특히 새벽은 도처에서 어른들의 욕심으로 인해 고통 받는 아이들의 희망이자 구원이었다. 그러나 새벽은 특별한 재능이 있는 듯 보이지 않았고, 그저 여느아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새벽은 그저 잘 웃을 뿐이었다.


욕심 많은 어른들은 새벽의 재림을 자신들의 면죄부로 받아들였다.

“10년 후에는 새벽이 모두 문제를 해결해 줄 거야.”

돈과 권력만을 탐하며 문명의 발전이라는 헛소리로 자신들의죄를 포장했다. 사람들은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두운 것이라고 자조했다.


마침내 새벽이 열 번째 생일을 맞은 4월 16일 새벽, 신의두 번째 계시가 전해졌다

“새벽을 죽여라. 그리하면 너희가 안고 있는 모든 죄와 문제가해결 될 것이다. 일 년후 새벽을 죽이지 못하면, 너희가파멸할 것이다.”

사람들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실익을 따지기 시작했다. 공리주의를 내세우며 새벽을 당장 죽이자는다수와 다수의 이익을 위해 새벽을 죽이는 일은 할 수 없다는 소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기도만하는 이들로 세상은 혼란에 빠졌다.


토론이 연일 이어졌지만 결론은 쉽게 나지 않았다. 물론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새벽이었지만, 새벽은 달라진 사람들을그저 말없이 바라보았다. 아이를 어서 죽이라는 시위대와 반대하는 시위대가 광장에 공존했다.


사람들은 결국 인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새벽을 죽이기로결정했다. 사형은 이듬해 새벽의 생일날 집행될 예정이었다. 일련의사제들과 집행인들이 새벽의 집에 도착했고, 그 들을 맞이한 것은 -자신의생일날- 스스로 목을 멘 새벽의 시신이었다.


사람들은 새벽을 추모하기 위해 잠시 전쟁을 멈추었고, 곳곳에서 나은 세상이 열리는 듯한 징조가 보였다. 그들은 낮 동안새벽의 죽음으로 인해 신의 계시가 이루어졌다고 스스로를 안심시켰지만, 밤이 되면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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