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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로랑 Aug 22. 2023

시간이 지나면 빚도 줄어든다

냉정한 자본주의의 현실(4)

이전 글들을 통해 통화량이 증가함에 따라 돈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대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대출도 돈입니다. 빌린 돈이죠. 따라서 인플레이션은 대출에도 적용이 됩니다. 내가 진 '빚의 가치'도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사실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돈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은 대출받은 돈을 덜 갚게 된다는 말입니다. 


여러분은 아래 두 가지 중에 무엇을 선택하실 건가요?

지금 100만 원 갚기 VS 20년 뒤에 100만 원 갚기


저라면 후자를 선택하겠습니다. 지금 가진 100만 원을 활용하여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자산을 소유할 것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상환기간을 20년, 30년, 이제는 40년까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5억이 20년 뒤에는 얼마의 가치를 지닐까요? 다시 말해, 지금 빌린 5억이 20년 뒤에는 얼마의 빚일까요?


물론 이자 비용이 발생하지만, 이전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소득은 천천히 오르고 자산은 빠르게 오릅니다. 따라서 내가 감당가능한 범위 안에서 대출을 받아 자산을 취득하면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출을 받아라'가 아닌 '감당가능한 범위'입니다.


왜 은행은 수많은 홍보 비용과 이자를 지불하면서 적금과 예금 고객을 유치할까요? 이전 글에서 은행은 고객이 맡긴 예금의 일정 비율을 보유한 나머지를 대출해 줄 수 있다고 배웠습니다. 즉, 은행이 맡아주는 돈이 늘어날수록 은행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역시 늘어납니다. 


기업이 아닌 개인도 스스로 감당가능한 범위를 확실히 파악하고, 이 범위를 늘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대출의 크기에 따른 이자 비용을 계산해 보면 감당가능한 범위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대출 이자를 계산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3년 6월 12일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4억 9650만 원입니다. 계산하기 쉽게 5억 원이라고 하겠습니다.


생애최초로 주택을 취득하고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할 수 있다면 LTV가 80%까지 적용됩니다.

※LTV는 주택담보대출 비율로 집값의 얼마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를 말합니다.


즉, 이 경우 5억 원 아파트를 매수할 경우 4억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상환기간은 30년, 이자는 5%로 설정하겠습니다.


다음 이자 계산기


5억 원짜리 아파트를 사기 위해 4억 원의 대출을 받으면, 30년 동안 대출이자가 3억 7천만 원입니다. 거의 집 한 채 값이 이자입니다.


그런데 30년 뒤에도 이 집의 가격이 4억일까요? 30년 뒤가 아닌 10년 뒤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10년 뒤라면 아직 이자의 1/3만 지불한 상태이며, 중도상환수수료도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30년이라는 상환 기간 동안 이자를 내고 별도로 저축을 할 수 있다면, 대출금을 중도상환하며 원금과 이자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재차 언급하지만 통화량 증가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자산인 내 집에도 적용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집값은 하락할 확률보다 상승할 확률이 높습니다.


처음 마련한 집을 떠나지 않고 평생 한 집에서 사는 사람도 많지만, 실거주 한 채를 잘 옮겨가며 자산을 불린 사람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주위 사람들의 삶을 잘 관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영끌이 아닌, 감당가능한 범위에서 일으키는 대출은 자산을 늘리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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