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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로랑 Aug 23. 2023

노후대비 4단 방패, 기승전 주택연금

냉정한 자본주의의 현실(5)

혹시 노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은퇴를 앞두고 고민이 많으신 분도 계실 것 같고, 아직 노후는 먼 이야기로 느껴지는 2030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어릴 때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은퇴 전까지 충분한 돈을 모을 수 있을거야!'라는 근거 없는 희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장인으로 보내는 날들이 하루하루 쌓일수록 노후가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여기 세후 월300만원을 받는 30세 청년이 있습니다. 주거비, 교통비, 보험, 용돈 등 모든 비용을 포함하여 매월150만 원을 소비하고 150만 원을 저축한다면 1년에 1,800만원을 모을 수 있습니다. (급여의 50%를 저축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급여가 오르니 저축액을 늘릴 수도 있겠지만, 결혼과 양육 그리고 각종 경조사와 병원비, 기타 수많은 비용들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물가가 오르는 속도는 내 월급이 오르는 것보다 빠릅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한살이라도 젊을 때 저축을 열심히 하라고 말씀하셨나 봅니다.



퇴직 전까지 월150만 원을 꾸준히 저축한다고 계산해보겠습니다. 1년에 1,800만 원을 저축할 수 있겠네요. 60세에 은퇴를 한다면 총 30년 동안 일할 수 있고, 저축액은 5억4천만원이 됩니다.


60세에 현금으로 5억4천만원을 갖고 있다면, 남은 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을까요?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2021년도 기준,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83.6세입니다. 즉, 5억 4천만원으로 23년 이상을 버텨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노후를 위한 방패를 미리미리 마련해야 합니다.



직장인이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4가지 방패가 있습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그리고 주택연금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1) 국민연금

국민연금은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공적 연금입니다. 가입이 법적으로 의무이고, 나이가 들거나 아프거나 사망하게 된 국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보험 제도입니다.


일자리를 구할 때 복지에 '사대보험'이 적힌 것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사대보험은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입니다. 국민연금 역시 이 사대보험 중 하나죠.


직장인들은 급여를 받기 전 이미 나라에서 떼어갑니다. 정확히는 회사에서 나라에 낼 국민연금을 미리 제하고 급여를 주는 거죠.


※ 월100만원 이상의 국민연금 받는 사람이 전체 연금수령인 중의 10%도 채 되지 않습니다. OECD 65세 이상 노인빈곤률도 우리나라가 압도적으로 1등이죠. 2등은 스위스인데 우리나라가 두 배나 높습니다.



2) 퇴직연금

제가 다니는 회사는 퇴직금을 퇴직연금 계좌에 넣어주고 있습니다. 조기 퇴사를 하거나 은퇴를 하게 될 경우, 이 퇴직금 전체를 일시에 받을 수 있고 연금으로 나눠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건 본인의 선택입니다.


퇴직연금의 종류에는 3가지가 있습니다.   


* 확정급여형(DB) : 회사가 근로자의 퇴직연금 재원을 외부 금융회사에 적립하여 운용하고, 퇴직시 정해진 금액을 지급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회사책임형이라고 불립니다.

* 확정기여형(DC) : 회사가 매년 연간 임금총액의 일정비율(1/12 이상)을 적립하고, 근로자가 적립금을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근로자책임형이라고 불립니다.


* 개인형 퇴직연금(IRP) : 근로자가 퇴직하거나 이직 시 수령한 퇴직급여를 운용하거나, 직접 자금을 추가로 적립하여 운용하는 제도입니다.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고, 일시금으로 수령할 수도 있습니다.



3) 개인연금

개인연금은 연금저축으로 더 많이 불립니다. 국민연금이 국가가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하는 연금이고 퇴직연금은 직장인이라면 회사에서 납입해주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개인연금은 단어 그대로 '개인'이 직접 가입하는 연금제도입니다.


우리나라는 국민연금만으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나라들과는 달리, 국민연금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즉 나의 노후는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기 때문에 일찍부터 개인연금으로 대비를 해두면 좋습니다.


개인연금의 좋은 점은 세액공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퇴직연금과 합산하여 연 9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합니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는 16.5%, 5,500만원 초과는 13.2%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4) 주택연금

이름 그대로 나의 주택을 연금으로 바꾸는 제도입니다. 본인이 가진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그 집에서 계속해서 살면서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보증합니다. 내집마련을 잘 해두면 이렇게 연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주택연금은 부부 중 한명이라도 만55세 이상이고, 공시가격 9억원 이하의 주택이나 주거 용도의 오피스텔을 소유했다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다주택자도 가능합니다.


주택연금을 지급받는 기한은 본인이나 배우자의 사망시까지입니다. 한명이라도 살아계신다면 담보로 잡은 집에서 평생 살 수 있습니다.


'내가 주택연금에 가입했는데, 혹시 몇 년 못 받고 우리 부부가 사망하면 어떡하지?' 혹은 '내가 담보로 제공한 집의 가격보다 더 많은 연금을 받으면 돈을 더 내야하나?'라는 걱정이 드시나요?


부부가 모두 사망한 후에는 주택을 처분해서 정산하게 되는데, 이때 연금수령액이 집값을 초과해도 상속인에게 청구되지 않고, 반대로 집값이 남으면 상속인에게 돌아갑니다. 이외에도 세제 혜택이라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의 노후는 잘 준비되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저는 부모님과 노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주택연금을 꼭 가입하시라고 당부드리고 있습니다.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게 집밖에 없다며 그러지 않겠다고 말씀하지만, 저는 부모님께서 매월 연금을 받으시면서 조금 더 여유롭게 사시는 것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부모님의 집을 물려받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전 아직 젊고, 더 벌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본다면 '내집마련'은 지금 당장 필요한 집을 매수한다는 이유 외에도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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