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경리 Sep 28. 2023

셀로판지 구름

#1

2023.9.27 

제목: 셀로판지 구름 

세상에 둥그런 오로라도 있었구나 
나는 북극에 갈 필요가 없어졌다고 

달 앞에 구름이 셀로판지처럼 투명해서
무시하기엔 무지개가 분에 넘쳐서

발을 멈추고 말을 걸어본다
무슨 이야기를 할지 고르고 또

숨을 고르고 뛰는 심장 박동이
하나 둘 하나 둘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너무 바쁘게 걷다 서는 순간 땀이 몰아서
난다는 걸 그건 아마 앞으로 앞으로

향하는 모든 순간에 공기의 저항에
그러니까 저 바람에 조금씩 몸이 식어서

하나 둘 하나 둘 그냥 계속 나아가면
나는 지친 줄 모르고 숨을 몰아쉬지 않으며

영원히 갈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메아리는 없고 그런 질문만 가득하다

호흡을 길게 하기에 세상엔 두려운
일이 너무 많고 그물을 정교하게

엮기에 이해되지 않는 전개가  
너무 많다 숨을 어떻게 쉬어야 맞아

지금 나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닿지
않을 것 같아 저 셀로판지를 둘둘

말아 손에 쥐어 말을 하면 그때 비로소   
달에 까지도 울려 퍼질 거라고

수백 년 전에 아니 수억 년 전에 사라졌을지
모를 별들이 희미하게 윙윙

울린다 지금 여기에 있는 순간만큼은
영원히- 지금 거기에 있는 너를
나를

매거진의 이전글 피아노를 쳐도 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