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태진 Jul 01. 2021

반항, 어디까지 해봤니?

로즈 아일랜드 공화국 - 창의적이고 과감하며 진취적인, 괴짜

  나름 자유롭고 창의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착각은 자유다. 세상은 넓고 상상을 초월하는 인간은 항상 존재한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모르겠지만 영화 <로즈 아일랜드 공화국>의 주인공 조르조 로사는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 사회에 불만을 품고 급기야 자신이 ‘건국’하기에 이른다. 학교가 싫어 퇴학을 하고 회사가 싫어 창업을 하는 사람들은 봤지만 나라가 싫어 나라를 만든다니 그건 충동적인 반항도, 저항도 아닌 자유에 대한 진심이었다.


  실제 주인공은 단지 상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기어이 바다 한가운데 작은 섬을 만들고 '로즈 아일랜드 공화국'이라 선포한다. 심지어 자신을 그곳의 대통령에 임명하고 섬을 만들기 위해 고안한 기술들은 특허로 등록하기까지 하니, 말 그대로 '난놈'이 아닐 수 없다.      


  당연히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그의 활약(?)을 응원했다. 아마 대부분의 관객들이 나와 비슷한 감정이었을 것이다. 기득권에 대한 저항은 언제나 짜릿한 쾌감을 준다. (나만 그런가?)    

 

  그렇다고 우리 모두가 도전할 필요는 없다. 모두 저마다의 장점이 있듯이 도전에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 거니까. 그들은 실패해도 잘 딛고 일어나며 지독한 끈기로 결국 해내고야 마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실패에 쉽게 좌절하고, ‘지독한 끈기’가 없는 사람이라면 굳이 도전하고 좌절할 필요가 없다. 분위기에 휩쓸려 ‘도전’처럼 위험한 걸 하지 말라는 거다. 물론 그 선택은 각자의 몫이지만.      



  어쨌든 그들의 활약에 감화되었고 곧장 구글을 뒤졌다. 곧 그 전설 같은 일화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실제 인공 섬과 섬 위의 구조물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영화에서처럼 처참히 부서지는 섬의 모습도 함께 볼 수 있었다. 더 큰 아쉬움은 인공섬의 최후가 스크린 속에서 그려졌던 화려한 '불꽃'이 아닌 초라하게 쓰러져가는 모습이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조르조 로사와 같은 사람들을 괴짜라고 한다. 그들의 활약을 응원하고 손뼉을 치지만 어느 순간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선'을 넘어서면 가차 없이 돌아서 손가락질하기 시작한다. 물론 그 경계는 모호하고 당연히 정답은 없다. 설령 특별한 기준이 있다 한들 사람들의 기분과 사회의 분위기, 시대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진다. 


  인정한다. 괴짜들만 있는 세상이라면 사회가 원활히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다만 가끔 튀어나와 우리를 즐겁게 하는 괴짜들이라면 반갑게 맞아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역시 모두가 내 맘 같지는 않고 또 세상은 결코 아름답지 않으니 분명 누군가는 불편한 시선을 거두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그냥 나 혼자 응원한다. 그저 마음뿐이지만 세상 곳곳에 있을 괴짜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씁쓸한 점이라면 내가 그 괴짜가 되지 못한다는 게 조금, 아쉬울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메타버스라고 자유로울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