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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불안감은
구성원을 힘들게 한다

불안감 속에 쉬지 못했던 운영. 많은 리더들이 지쳐 나갔다. 

한대협의 지도교수님으로 계시는 나의 상사는 굉장히 인원수에 민감한 분이시다. 만약, 교수님이 강의하실 때 지난 기수 이탈한 인원이 많아 빈자리가 많이 보이거나 하면, 나는 매번 공개적인 지탄을 받기 일쑤였다. 대학생들 앞에서 쏟아지는 그의 서슬 퍼런 말씀들은 매번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래서였을까. 빈자리가 보이면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였다. 욕먹을 생각부터 들어 머리가 아팠다. 그리고 그 불안감은 전염이 됐는지 나를 포함한 임원들도 그 불안한 마음, 긴장된 마음을 다 갖고 있었다. 그 불안감 때문에 한대협은 한 주도 쉬지 못했다. 한 주라도 쉬면, 대학생들의 부재로 텅텅 비게 될 공간들이 나와 리더들을 두렵게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기수가 끝나면 한 주도 쉬지 않고 바로 다음 기수를 시작했다. 정말 빡빡하고 타이트하게 돌아갔다. 아니나 다를까, 리더들이 지치기 시작했다. 비유하자면, 달걀을 많이 낳고자 쉬지 않고 달렸더니 달걀을 낳는 닭이 지쳐버린 셈. 병아리들을 키울 어미 닭이 없어, 나는 결국 또 다른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나의 불안감이 상사의 비난 때문이라는 것은 핑계요, 결국은 내가 타인의 평가에 너무 예민했던 것 아니겠는가. 내가 욕먹는 것을 너무 두려워했던 것. 내가 사람의 기준에 어떻게든 맞추려고 했던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그러다 코로나가 닥쳤다. 교회에서 대면 모임이 불가능하다는 공문이 내려왔다. 2~3년의 시간이 흐르지 않았겠는가. 그 기간 동안 대학생 아이들뿐만 아니라 실무진 리더들도 한대협을 많이 떠났다. 불가피하게, 코로나 기간 동안 빈 공간들이 익숙해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는 빈 공간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졌다. 그리고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내 문제를 영적으로 성찰해 볼 수 있었다. 그저 나의 주인 되신 하나님께 인정받는 걸 목표로 삼고 일하면 되는데, 내가 사람의 비난에 대해 담대하지 못했던 것이다. 또한 지금 체제에서 가장 생산성있게 일하는 모집 방식, 프로젝트 운영 방식 등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보게 됐다.


코로나 이후, 지금은 한 기수가 끝나면 2~3주를 쉬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진 뒤 다음 기수를 시작한다. 적절한 휴식이 있어야 또 달릴 수 있는 법. 2~3주간 동역자들과 잠시 쉬어가는 것이, 난 참 좋다. 참.. 이게 뭐라고. 이런 시간을 갖기 힘들어했는지. 나의 불안감이, 두려움이 나 자신을 갉아먹고 동료 리더들을 얼마나 힘들게 했었는지 새삼 다시 반성한다. 이전에 타이트하게 돌아갔던 한대협을 함께 했던 동료들에게 참 미안하고 고맙다.


P.S. 리더십 마스터라는 네이밍이 무색하게, 자꾸 글을 쓰면 리더십 반성 일기만 쓰고 있는 듯하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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