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합리화는 자신의 성장도 가로막고 팀과 조직에도 도움이 안 된다
한국대학생인재협회에서 리더십, 동기부여, 소통, 협업 등 다양한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강의를 하다 보면, 일부 대학생들이 나의 의도와 다르게 이해하고, 자신의 잘못된 마인드를 합리화하는 계기로 삼을 때가 있다. 최근에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한 바람직한 관점'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는데, 강의 내용 중 '교만, 열등감, 질투, 지나친 경쟁심이 들 때는 타인을 공격하거나 그를 이기려 드는 것이 아니라 그럴 때일수록 나 자신을 바로 세우는데 집중하라'라고 말했다. 이 내용을 듣고 한 학생은 자기 자신을 더 돌봐야겠다며 팀 활동에서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를 보았다.
이런 해프닝이 종종 일어난다. 화자의 앞뒤 문맥을 고려하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내용만 잘라내어 듣는 식이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화자의 전달력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이 글에서는 듣는 이의 올바른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자기 합리화는 자신의 행동과 태도에 큰 영향을 미치며, 결국 그의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위 사례처럼 팀과 조직에도 피해를 주기 때문에 반드시 교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화자의 의도, 전체적인 맥락을 반드시 고려하며 들어야 한다. 학창 시절, 귀가 닳도록 들었던 '문제를 잘 풀려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라'라는 말처럼 글을 읽을 때나 강의를 들을 때, 화자의 의도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부분만 골라 듣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을 따라가려고 해야 한다. 전체적인 흐름을 따라가는 좋은 방법은, 강의를 듣는 중에도 강의 주제를 계속 상기하고 메시지의 구조를 볼 수 있는 목차를 짚어가며 듣는 것이다.
두 번째, 자아 성찰을 하는 자세가 기본자세였으면 한다. 쉽게 말해 배우려는 자세로 들었으면 한다. 메시지를 들으면서 '나는 잘하고 있구나.' 보다는, '그 부분은 내가 미흡한 부분이네. 개선해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훨씬 많은 성장을 가져다준다. 어떤 내용이든 나의 내적 외적 성장의 밑거름으로 사용하려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자기 합리화를 하는지 안 하는지를 모르겠다면, 화자의 메시지를 듣고, 적용할 행동을 시뮬레이션 해보길 바란다. 그 행동을 계속했을 때 자신, 팀, 가정, 조직에 득이 될 것인지, 해가 될 것인지 제대로 타진해 보면 어느 정도 답은 나올 것이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주변에 객관적으로 조언해 줄 수 있는 멘토나 성숙한 어른이 있다면, 그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도 좋다.
성장통이 있어야 성장하는 법이다. 다시 말해 자아 성찰을 통한 뼈아픈 순간들이 있어야 성장하는 것이다. 화자의 메시지가 나의 미성숙한 태도를 지적할 수도 있고, 나에게 큰 도전을 요구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이때까지 회피해 왔던 문제를 드러내 괴로울 수도 있다. 그런 순간들이 바로 성장통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그 불편함을 이겨내야 한다. 그때 자기 합리화를 해버린다면 성장은 물 건너간다. 미성숙한 어른으로 남게 된다.
김종국 님이 어느 예능에 나와서 이런 얘기를 하더라. "자기처럼 운동하는 사람들은 근육통이 느껴지면 그날은 잔치하는 날"이라고. 그만큼 근육이 단련되어서 웬만한 운동량 가지고는 근육통이 안 느껴지기 때문에, 근육통이 오면 행복하다는 것이다. 우리도 그 경지까지 올라가 보자. 부지런히 자아성찰하며 성장해서, 성장통이 느껴지는 순간이 행복한 지경이 오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