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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0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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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 토요일, 그래, 커피는 위험한 거였지.. 낮에 마셔서 괜찮을 줄 알았던 우리 둘은 둘 다 새벽까지 눈이 말똥말똥했다. 자고 싶은데 잠들지 못하는 그 고통을 아는가. 한 잔만 마셨어야 했는데 우리를 너무 과대평가했나 보다. 내가 뒤척이는 동안 남편은 웹툰 3개를 보다가 자러갔다고 했다. . 오랜만에 몸무게가 빠졌다. 매일 상승곡선이었는데 웬일로 숫자가 내려간 걸까. 그렇다면 기분 좋게 먹어야지. 아침으로 동네빵집 빵이랑 우유, 그리고 포도랑 밀감을 먹는다. 드라마 ‘가족입니다’ 4화를 보는데 나무가 엄청나게 움직이고 있었다. 남편도 놀랠 정도로 팡팡 치는 나무가 신기해서 한참을 슥슥 쓰다듬고 있는 우리였다. 나무 오늘은 하이텐션인가. 고놈 참 귀엽네 정말. . 우리는 종이랑 펜을 꺼내들었다. 남편은 인터넷 결합과 폰 요금제 등등을 알아보고 나는 용품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일단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부터 나열해놓고, 그 다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쭈욱 적어놨다. 이제부터 하나씩 비교 검색해가며 하나씩 구입할 건데 생각보다 준비할 게 많다. 아유, 천천히 해보자. . 폰을 바꿀지 말지 고민을 하다가 드디어 결정을 내렸다. 그래 바꾸자! 외출 준비를 하고 대리점으로 향했다. 어차피 살 거라면 빨리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육아용품 사기 전에 우리 것부터 살 생각으로 씩씩하게 걸어갔다. 하지만 실패. 통신사를 바꾸면서 생긴 금액차이, 이것저것 묶인 인터넷 결합, 오늘 개통을 하지 못 하는 타이밍 등 때문에 못 바꾸고 돌아왔다. 대신에 감자탕 한 통을 사 들고 와서 정말 열심히, 맛있게도 먹었다. 우리의 외출은 저녁밥을 사러간 거 였나. . 드라마 ‘가족입니다’ 5화를 보고 드러누워서 각자 폰을 만지면서 시간을 보냈다. 임산부의 날에 첫 지출은 카시트. 그 뒤로도 계속 검색하고 놀다가 밤 열 두시에 이숭이는 위기를 맞는다. 요새 키위주스도 마시지 않고, 물도 적게 마신 탓에 변비가 다시 시작됐다고 하는데.. 한밤 중 화장실에 갇힌 나는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는 내 엉덩이.. 내일부터는 주스랑 섬유질, 물 많이 마실게. 내 엉덩이 살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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