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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달래야
너의 형제들과 꼭 잡은 손을 놓치지 마
방황하는 바람에 휩쓸려 날아가지 마
있잖아, 달래야
풀잎들이 스치는 소리에 속아 넘어가지 마
그 메마른 흙 위에 뿌리를 내리지 마
있잖아, 달래야
벌들의 아름다운 곡예를 바라보지 마
그의 노크 소리에 문을 열어주지 마
있잖아, 달래야
나를 만나지 마
너의 이름을 간직하며 살아줘
그녀가 떠나고서야 전할 수 있던 말의 답장은
흙을 묻힌 채, 풀내음을 풍기며,
바람을 타고 날아와 나의 이마를 쓰다듬는다.
있잖아, 이제야 답장을 보내
그래도 나는 너와 만나서 좋았어
내 이름의 의미를 알 수 있어서 좋았어
부디, 내 이름을 오래 기억해 줘
그 누구의 아내도, 그 누구의 엄마도 아닌
진달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