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드맨과 풀카운트, 녹음
좋아 이제 음악도 단합이 되고, 데모도 바뀌면서 점점 녹음이 완성되고 있었다. 그 전에 아트워크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순향씨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오마주'이다.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순향씨의 곡도 여러 곡들에서 오마주 요소를 찾을 수 있다. 패션에도 이를 접목시키는 것이 고민이었는데, 슬슬 Y2K도 끝물이라 이를 빗겨가면서 새로우면서도 근본있는 것을 찾아야했다.
그러던 와중 4년 전에 옷장사 할때, 아메카지가 일본이 미국에 대한 환상으로 복각과 오마주를 시도하다가 만들어진 패션이라는 것이 기억났다. 아마 18~19년도 시티보이와 K-아메카지로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가긴했지만, 아직도 바이크 커뮤니티나 바버 커뮤니티에서 즐겨 입는걸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아 그럼 아메카지가 오마주니까, 아메카지의 상징인 복각 데님이랑 영국 브랜드이면서 블러가 자주 입었던 프레드 페리를 한번 접목시켜봐야겠다.
그래서 바로 모드맨에가서 풀카운트 1105를 착용해봤다.
입자마자, 거울을 보니 오마주고 뭐고 일단 정말 너무 예쁘더라... 적절하게 빠진 실 염색과 봉제선, 밑위, 예쁘게 떨어지는 핏까지... 이게 정답이라고 생각해 바로 백화점에 달려가 프레드 페리도 구매했다.
착장을 보자마자 정답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친구들에게 이 옷을 사면 어떻냐고 했을 때 사실 가격이 꽤 있어 처음에는 머뭇거리다가 성민이가 스타트를 끊어줬다. 이 순간이 성민이에게 제일 고마웠던 순간이다. 말은 못하고 있지만 그가 얼마나 나를 위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옷도 구매했겠다. 이제 포토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포토는 다음 편부터!
아 맞다. 녹음 스튜디오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데 일단 순향씨는 기본적으로 홈레코딩으로 만들어졌다. 보컬만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다. 스튜디오는 소속사에서 잡아주셨다. 근데 어딘가 낯이 익다? <4>편에 나온 스냅백 뒤로 쓴 미디쌤이 예전에 있던 스튜디오였다.
이 스튜디오랑은 인연이 깊은데, 예전에 내가 송그루로 서울시 지원 뮤지션 활동할 때도 믹스를 맡겼던 적이 있다. 엔지니어님이 슈게이징이라는 장르를 아예 모르셔서 슈게이징을 깔끔하게 믹스하셨다가 곡이 이상해졌던 기억이 있었다.
아 이번에 녹음 좀 힘들겠는걸...
이라고 생각했다. 녹음이 끝나기 전까진 말이다. 나를 예전에 맡았던 엔지니어님은 안 계시고, 새로운 엔지니어님이 오셨다. 이 분, 녹음 엄청나게 깔끔하게 잘 받아주시더라. 이때부터 작업이 계속 순조로웠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