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나를 진득하게 해 본 적이 없다.
어렵게 모은 스타벅스 프리퀀시로 교환했던 다이어리는 결국 "수학의 정석"의 집합 마냥 앞부분만 빼곡했고,
나의 블로그도 그랬고, 여기 브런치도 그렇고, 영상을 찍겠다고 온갖 장비를 샀다가 결국 몇 번 하고 말기도 했고, 쇼핑몰은 또 어떠한가!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은 것도 손에 꼽히는 것 같다. 러닝이 유행하기 시작하니까 또 열심히 나이키런 어플을 켜면서 유행을 따라 뛰었다가 무릎을 핑계로 그만둔 지 오래다.
생각을 해보니 결국 인간관계도 그러한 것 같다. 처음에는 너무 잘 맞는다, 결이 맞다며 자주 보고 친하게 지내다가 결국엔 어느샌가 굿굿바이다.
그나마 내가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은 지금 하고 있는 영어강사일과 SNS 일 뿐인 듯하다.
누가 보고 있지 않으면 끝끝내 끝을 보지 못하는 걸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일을 한다는 그 말에 상처받은 이유 역시도 알고 보면 정곡을 찔려서 일 수도 있겠다.
들키고 싶지 않은 나의 게으른 속성을 들킨 것 같아서 온 힘을 다해 나를 방어했는지도 모르겠다.
벌써 12월이고,
이 계절이 되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하는 지난 시간 돌아보기를 해본다면
나의 40대 초반은 그래도 정말 열심히 뭔가를 해보려고 했던 것 같다. (그 끝은 알 수 없으나)
암웨이이라는 네트워크 마케팅에도 몸 담아서 "성취"와 "도전"을 외치는 일에는 엄청난 "용기"도 필요하다는 것도 배우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인간관계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서 그래서 결국에 인생의 우선순위는 이것이구나 하는 심도 깊은 나름의 철학도 생기게 되었고 (정말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낀다. 스스로가 도태되고 게을러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면 꼭 네트워크마케팅을 진지하게 해 보기를 추천한다)
독서모임을 2개나 시작했고, 한달에 한번씩 아파트 도서관 봉사활동도 참여하게 되었다.
근무하는 학원도 이직하게 되었다. 매일 출근하지만 늘 해오던 수업이라서 좀 더 편안하게 혹은 안일하게 수업하던 학원에서 월수금 출근이라는 시간적 여유를 얻었지만 굉장히 빡세고 그보다 더 빡빡한 원장님이 있는 좀 더 큰 학원으로 옮기게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면서 아이는 이제 예비중학생이 되어 (그래도 결국엔 초등학생임) 절대 하지 않으리라 장담했던 학원라이딩과 저녁도시락을 만들고 있는 진정한 "학부모"가 되었다.
그 와중에 뒤늦게 릴스 만드는 재미에 빠졌고,
다시 한번 글쓰기에 빠져보려고 한다.
결국에 시간은 흘렀고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나의 시간들이 모여서 오늘의 나를 이룬 것이기 때문에
그 모든 순간들이 아깝지 않은 것들이 없다.
진득하게 해 본 것이 없지만
반대로 다양하게 많은 것을 해보았으니
진득하게 할 수 있는 끈기를 가져보는 것이 나의 2026년의 목표고 계획이다.
(역시, 목표는 나 스스로 정하고 외쳐야 진정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지난 네트워크마케팅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는 이것이 나의 목표인지 스폰서의 목표인지 모를 목표들로 늘 가슴이 답답했다.)
시간은 지금도 흐르고
그 모든 시간들이 모두 내 편이다.
라고 믿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