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아.
늘 평가받고 점수 매겨지는 글들만 쓰다 보니 어떤 글이든 잘 써야만 할 것 같은 강박에 휩싸일 때가 있어.
글을 쓰면서 스스로를 치유하고 싶었는데, 오히려 그게 나를 옭매었던 것 같기도 해.
나 너무 괴로웠어, 너무 외로웠어, 이걸 써야 해, 다 털어내야 해. 이게 진짜 내 본모습이야.
이런 생각을 하면서 썼는데, 정말 그게 내 모습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
행복은 사람과 사람이 함께 할 때만 일어나는 감정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
인류는 살아 남기 위해 행복을 추구하는 거라고, 살기 위해 사람을 만나는 거라고.
글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글도 살아 남기 위해서는 행복을 추구하고,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 같아.
이제 혼자만의 글은 쓰지 않으려고 해.
내 글이 누군가에게 닿지 않고, 허공에서 부서진다고 해도 다시, 또다시 써보려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