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테라피 20220726
예전부터 꽃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했다.
딱히 이유는 없다. 아마도 어디에서든 발견할 수 있고, 어지간하면 찍는다고 누구도 뭐라하지 않는 얼마 안되는 피사체이기 때문에, 쉽게 발견하고 촬영할 수 있는 피사체이기 때문이리라.
꽃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순간들도 좋지만, 잊혀져가는, 말라버린 다음의 시간들을 담는 것 또한 좋아한다.
한동안 흑백으로 꽃들을 담고 있을 때, 예전에 한 친구가 그랬다.
"꽃은 컬러로 찍는게 맞다고 생각해."
좋아하던 친구였고, 그가 하던 말이 무엇인지 또한 잘 알아 들었었다.
그럼에도 난 조금 짓궃게 되물었다.
"왜?"
난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꽃은 아름답고 찬란한 무언가이지만, 그들 중 많은 이들은 그 꽃들의 그 아름다운 순간들의 다음 순간들 - 덜 아름답고 덜 찬란한 순간에 대해서는 자주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냥,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