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관계는 주권에서 시작하고 책임에서 결정된다.
난 사람이 좋은데, 사람이 싫어
누군가 사람에 대해 물으면 난 항상 이렇게 대답했다.
항상 나를 힘들게하는 것도 사람이고, 나를 괜찮게 만드는 것 또한 사람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었다.
관계에 대한 회의가 쌓여 만들어진 결과물이었다.
“좋은 관계란 무엇일까?”
난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장 우선적으로 신경쓰는 사람이었기에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을 정말 오랜시간 몸소 부딪치며 깨우쳐야 했다.
그리고 여러 관계속 삶의 풍파를 거치며 울고 웃다보니 비로소 내 인생을 잘 살아내기 위해 필요한 방법 몇가지를 알게 되었다.
첫번째, 모든 사람에게 노력하지 않기
모든 사람에게 베푸는 친절은 결국 나의 아쉬움에 하는 노력이 됐고 그 뒤에 오는 상처는 인간에 대한 실망만 남길뿐이었다.
그렇게 노력하지 않는 시간동안 내 핸드폰에 남은 연락처의 숫자는 하나씩 줄어갔지만 적은 숫자만큼 마음은 편해졌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깨달은 가장 큰 진리는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순간 노력하고 싶은 관계를 만나게 된다는 것이었다.
두번째, 관계 속 계산 그만두기
난 기브앤테이크, 보상심리를 가진 사람이었다.
내 관계는 숫자에 의해 계산되는 경우가 많았고 이 숫자를 지우지 못하면 좋은 관계는 형성될 수 없을거란 확신만이 존재했다.
“내가 널 더 좋아해”
“내가 너한테 이만큼 했는데 날 배신해?”
작게는 가늠할 수 없는 사랑의 크기를 가늠한다거나
“쟤는 자기한테 쓸 건 있고 나한테 쓸 건 없나봐”
“이번엔 네가 좀 써라”
“연락 좀 해라. 맨날 내가 연락하잖아”
보편적으로는 친구들을 함께 만나 사용하는 비용과 횟수를 따져 계산하게 되는 계산적 관계가 그런것들이다.
세번째, 마음을 주기로 선택한 이상 책임을 질 준비하기
마음을 줌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은 관계의 주권과 행복의 주체가 타인에게 가 있을 때 책임의 문제도 타인에게 떠넘기게 되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내가 부족해서 저 사람이 불행하지는 않을까”
“내가 이만큼 했는데 저 사람이 날 떠나진 않을까”
“저 사람이 내게 상처를 주지는 않을까”
“상대가 내게 실망하지는 않았을까”
마음을 주기로 선택한 순간 위와 같은 생각은 시작조차 하지 않거나 이런 생각이 드는 관계는 “여기까지”구나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위 세가지에 어느 하나라도 부합하지 않는다면 그 관계는 깔끔하게 포기하는 단호함을 가지는 것이 내게 있어서 좋은 관계를 만드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기준이였다.
누군가는 이 얘기를 보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네가 아쉬운게 없어서 그런거 아니야?”
만약 이렇게 묻는다면,
그 사람은 쉽게 정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좋은 관계는 아쉬움을 느낀 순간 보통의 관계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관계로서 상처받지 않고 더 이상 어떠한 관계적인 문제로도 불안해지지 않기 위해선
관계에서의 주권과 행복의 주체가 내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내 인생의 인연은 과연 얼마나 될까?
세상엔 인연보다 인연이라 착각하는 우연이 더 많다.
타인의 인생을 통해 내 인생을 만들고, 채워가고, 대체하며 살아간다.
얼마나 외롭고 쓸쓸한 일인지 얼마나 허무한 일인지도 모른 채로...
나는 나로서 괜찮을 때 가장 나다운 것도 모른 채로 관계에 집착해 삶을 낭비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