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당연한 말인데도 매번 새삼 깨닫고, 새삼 소스라치게 놀란다.
아무리 많은 글감을 쌓아놓더라도 번뜩 스쳐간 그 순간, 그 날, 그때를 놓치면 쓰고 싶던 그 글은 사라진다.
언젠가 다시 돌아올지 모르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랜만에 다시 브런치에 들어와서 일단 쓰기로 했다.
오늘의 결과물이 무엇이 되더라도, 성에 차지 않더라도, 일단 쓰고 내놓기로 했다.
여행기를 지웠다. 지운 지 좀 되었다.
사실 작가명도 바꿔봤다가 바꾼 작가명이 마음에 안 들어서 한동안 브런치에 들어오지도 않았다.(그리고 작가명은 오늘 다시 원상복귀.)
여행기도 꼭 쓰고 싶은 글이지만 그것보다 더 쓰고 싶은 글이 있었다.
쓰기도 힘들고 내놓기도 어려울 글이지만 그래도 쓰고 싶은, 써야 할 것 같은 글.
다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무엇보다 내 스스로를 위해서 써야 할 글.
'있었다'라고 했지만 사실 여전히 거기에 '있다'.
그 글은 모아서 정리하고 다시 쓰고 다듬고... 꽤 오랜 시간, 여러 과정을 거친 뒤에야 내놓을 수 있게 될 거다.
그래도 써야지.
그리고 그 사이에 쓰고 싶은 글거리가 생기면 놓치지 않고, 사라지게 두지 말고 쓰러 와야지.
이상, 새삼 깨닫고 놀란 것에 대한 새삼스러운 다짐의 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