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세계인형극학교 중앙자료센터로 오르는 계단
서가에 꽂힌 <바람구두를 신은 피노키오>
바람구두를 신은 피노키오>는 랭보의 도시에서 숨을 쉬고 있다.
여행으로부터 내가 여기 돌아와 있어도,
세계인형극학교 자료 센터에 놓인 내 분신이
랭보의 생가와 학교, 무덤, 그의 박물관과 무척 가까이,
그곳의 공기 속에 살아간다.
랭보를 처음 읽던 16살 땐
내가 그의 도시에 가는 걸 꿈꾸지조차 못했다.
단지, 그가 아니었으면 모르고 지나쳤을 한 도시의 이름
'샤를르빌'이 익숙해졌을 뿐이었다.
재작년부터는
샤를르빌 갈 때마다 이 자료센터에 들러 내 책을 열람한다.
잘 있구나,
뒷날개 바코드 위에 찍힌
‘I.I.M./E.S.N.A.M. Charleville-Mézières’라는 에스남 인(印)은
샤를르빌-메지에르 국제인형극연구소 / 국립인형극예술학교 소장본이라는 뜻
‘I.I.M은 Institut International de la Marionnette(국제 인형극 연구소)이고,
ESNAM은 그 산하에 있는 인형극 학교다.
ESNAM(École Supérieure Nationale des Arts de la Marionnette, 국립 고등 인형극 예술학교 )
이렇게 내 책은 이 두 기관의 아카이브에 들어가 있다.
한국최초 인형극 에세이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희귀한 책이다.
인형극 축제를 보고 책을 쓰는 이들이 그리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