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택배
가을은 받는 계절
고향을
바람이 택배를
무심하게 툭 떨구고 간다.
고향을 주고서
보니
두 알의 열매
경이로움에 동공확장
터질듯한 두눈
몇해전 은은한 향
보라색 고향 꽃에
마음 뺏겨 심어놓은
으름덩굴에
경이로움이 대롱대롱
그네를 타네.
세상을 거꾸로 봐야하는 숙명
매일 매일 불어나는 기쁨의 체중
쏠리는 무게를 감당하기 버거운 듯
어릴적 고향집 가을앞산에 가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눈 익음
고향이 가을 옷 입고 왔네.
그 시절
고향집 가을앞산은
높이만큼이나 넉넉함으로
얇아진 배를 채워주었던
먹거리 다이소
고마웠소.
오가며
말동무 해주고
눈 맞춤 주며 손잡아주고
목말라 할 때 갈증 풀어 주고
그것도
정성이였는지
옅은 보라색 꽃으로
은은한 환희의 봄을 주더니
기다림을 하니
통통한 열매 속 가을을 넣어
으름 만들어 보냈네.
상처받아 걸린 마음
다스리기 벅찰 때
연보랏빛 꽃향기는
마술 손 엄마약손
그리고
내 숨구멍
영글어가는 중이래요
뽀얀 속살에 까만점 보일 때까지
오늘도 내일도 가을도 으름도
그리고 기다림도
다음가을 택배는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