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나
나는 1984년생, 얼마 전 만 39세를 찍었다.
거울을 보니 기미도 보이고, 언제 빠졌는지 정수리도 훤하다. 나이가 든 게다.
아이가 14살이니 그럴 만도 하지.
근데 한편으로, 난 여전히 젊어 보인다.
화장을 20년 넘게 안 해서 그런지 피부도 많이 안 상했다. 애 낳고 오히려 살이 빠졌다. 헤어스타일도 손을 잘 안대서 그런지 내 얼굴에 어울리게 길러졌다.
갑자기 욕심이 생겼다. 중학교 때부터 그렇게 하고 싶던 모델에 대한 꿈! 얼마 전 티브이를 보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나도 제대로 마음먹고 도전했다면 모델 생활을 꽤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뛰어난 외모는 아니지만 어딘가엔 적절하게 쓰였을게다 분명.
그래서 그 꿈을 이번엔 이뤄보련다.
40세에 시작하면 70세 이전에는 이루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생각만 해도 신난다. 할머니 모델이면 어떤가? 그 나이에 그런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자부심이 될 것 같다. 이참에 날까지 잡아보자.
“나는 2035년에 전문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부업이지만 재미있고 삶에 큰 활력이 된다. 가끔 아들과 함께 화보를 찍기도 하는데, 마음이 너무 뿌듯하다.”
이 정도면 성공한 인생이지.
요즘 듣는 유튜버가 그러더라. 과거의 축적으로 나를 돌아보지 말고 미래의 나로부터 현재를 돌아보라고.
내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릴수록,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 마음먹고 행동하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사실 요즘 더욱 중요하게 마음먹고 준비하고 있는 게 있다. 대학 입시 준비.
대학 졸업하고 유학을 가고 싶었지만 이루지 못했던 꿈을 이번에 이루려고 한다. 좀 있으면 입학지원시기가 시작된다. 부랴부랴 포트폴리오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스트레스받고 머리도 아프지만 변태같이 너무 행복하다. 이참에 날짜를 잡아보자.
“2024년 3월, 나는 지원한 대학 두 곳에 모두 합격했다. 그동안 준비하느라 보냈던 시간들에 대한 보상을 받는 짜릿한 기분이다. 앞으로 학교에서 펼칠 내 활동이 너무 기대된다. 내 인생이 드디어 빛나기 시작했다. “
내 인생이 이제 빛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