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달님 입꼬리 올라간 날,
는개 한마리 침방울 튀며 촐랑인 데
가을 놈도 쫓다 지쳐 한숨 몰아쉬니
청량한 밤 바람에 가슴 두들긴다.
이 야단에 잠은 올리 없고 남은 시간 너를 떠올리련다.
하루 수업 마무려 볼일 없는 교정을 거닌다.
저번날 생글함 옅게 퍼뜨리던 네 미소
다시 날 맞아줄까 마주치길 소망한다.
운이 좋아 너와 스치면 나는,
고상한 척 목례치만 내 마음은 춤을 춘다.
바쁜 걸음 총총 네 모습은 금세 흩어지나
걸음 느려 채 따라가지 못한 네 여운은
얼른 품에 챙겨 가져간다.
이 여운에 잠은 올리 없고 남은 시간 너를 떠올리련다.
두들기는 가슴 진정시키느라 찾아온 적적함
나도 참지 못해 이내 한숨 몰아쉬니
이 밤 서둘러 지나가 다시 네 미소 본다면
11월, 내 입꼬리 같이 올라갈 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