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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범 Jul 05. 2022

그래서 욱했구나.

(욱의 비밀을 찾아서)

‘자녀와 대화법’은 어떨까요? 학부모 강연, 육아 서적에서 배웠던 지식은 감각 연합영역에 저장이 됩니다. ‘자녀와 대화법’은 나의 감각 연합영역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자녀와의 대화법에 대한 시험을 보면 언제든 100점을 맞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사가 “아이가 화가 났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제일 먼저 아이가 화가 난 상황을 들어보아야 합니다.” 그럼 다음에는 어떻게 하나요? “화난 상황에 공감을 표시해 주어야 합니다.”

      

학부모 연수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이가 스마트 폰 게임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그만하자는 나의 이야기를 아이는 무시합니다. 아이를 바라보면서 학부모 연수에서 배웠던 감각 연합영역의 지식을 꺼내서 쓸 수 있나요? “게임이 그렇게 하고 싶니? 라고 아이 상황을 공감할 수 있나요? 아이 상황을 공감해주어야 한다고 감각 연합은 외치지만, 나도 모르게 ‘욱’이 터져 버립니다. 

     

이러한 상황은 왜 일어날까요? 분명히 ‘자녀와 대화법’을 알고 있는데,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을까요? ‘대화법’도 스키와 같습니다. 대화법이 감각 연합영역에 저장되어 있다고 해서, 기저핵에 저장되지 않으면 언어로 표현되지 않습니다. 언어도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이와의 대화법이 ‘아는 것’에 해당이 되고, 이를 입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말은 외국어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저는 중학교 시절 영어 단어 외우기 대회에서 1등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의 감각 연합영역에는 영어 단어가 많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만 만나면 쥐구멍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 왜 그럴까요? 감각 연합영역의 단어와 문장은 ‘아는 것’에 해당합니다. 외국인과 만나서 대화를 하려면 ‘할 수 있는 것’ 즉 기저핵 부분에 영어 단어가 저장되어야 합니다. 필자는 이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자녀와 대화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와의 대화도 스키나 영어 회화처럼 감각 연합영역에 있는 ‘아는 것’의 지식이 기저핵의 ‘할 수 있는 것’의 능력으로 상호 연결이 되어야 합니다. 아래는 자녀와의 대화법입니다.     

  위의 사례는 아이가 화가 나서 집에 돌아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모범 답안입니다. 아이의 행동에 대하여 일단 자세히 들어보고 공감해주라는 내용입니다. 대부분 학부모 강사나 육아 서적에서 읽었던 내용입니다. 아마 이 책을 읽고 계시는 부모님은 입가에 엷은 미소가 흘러나오실 것입니다. 왜냐구요? 수없이 들었던 내용이지만 실천한 적은 거의 없어서입니다. 아마 A 아니면 B 학부모처럼 행동하지 않았을까요?  

   

<A학부모>


<B 학부모>


우리가 A나 B 학부모처럼 행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방식이 기저핵에 저장되어 있어서입니다. 나의 기저핵에는 이렇게 저장되어 있습니다. 우울한 표정의 아이에게 “별일도 아닌 것 가지고 그러니?” 남편의 화난 표정을 보면, “남자가 소심하게 그런 걸 가지고 그래!”라고 저장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습관’이라 부릅니다.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요?     


유일한 방법은 스키나 영어 회화처럼 꾸준히 연습하는 길입니다. 화에 대한 나의 처리방식을 새롭게 바꾸는 것입니다.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기저핵에 새로운 방법을 저장하기 위해서는 반복 연습이 중요합니다. 내가 연습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화를 자주 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는 화를 매일 내지 않습니다. 

    

만약 거울을 보고 혼자서 연습하면 어떠할까요? 당연히 새로운 습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가 화가 났을 때, 육아 서적에서 제시하는 모범 답안이 나의 습관으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도 문제가 하나 출현합니다. 나의 신체나 감정이 불편한 상태에서는 A나 B의 학부모 사례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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