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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범 Jul 01. 2022

자녀와의 대화법을 이해했는데 욱하는 이유는?

머릿속으로 이해했는데, 몸은 왜 따라주지 않을까요? 이 문제는 자녀와의 대화법을 이해했는데, 실천되지 않는 이유와 같습니다. 여기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뇌에 대한 약간의 이해가 필요합니다. 우리 뇌는 기억을 통하여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기억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 일상적인 경험이나 책에서 배운 내용은 ‘아는 것’에 대한 기억입니다. 필자의 초등학교 시절에 소풍이라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꽃이 피는 5월, 단풍이 드는 10월이 소풍의 계절입니다. 전날 설렘으로 잠 못 이루었던 기억, 보물찾기, 노래자랑 등이 떠오릅니다. 이 모두가 ‘아는 것’에 대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과 교과서를 배우고, 시험을 본다면 대개는 ‘아는 것’에 대한 평가입니다. 영국의 수도는 어디인가?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의 특징은 무엇인가? 등의 평가 항목은 ‘아는 것’에 대한 평가입니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평가 문항도 ‘아는 것’에 포함될까요? 그렇습니다. 책 읽기 등의 경험을 통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생각을 적는 것이므로 ‘아는 것’에 해당합니다.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기억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위에서 사례로 든 ‘스키’가 있습니다. 스키를 타는 방법을 설명 듣고 이해하면 ‘아는 것’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스키를 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번 넘어지는 연습을 통하여 스키를 타게 되면 ‘할 수 있는 것’에 해당합니다. 자전거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전거 타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연습과 반복을 통해서 ‘할 수 있는 것’이 결정됩니다. 

             

뇌 과학자들은 ‘아는 것’에 대한 기억과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기억 장소가 다르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는 것’에 대한 기억은 우리 뇌의 대뇌피질에서 이루어집니다. 대뇌피질에서 감각이 모여드는 영역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감각 연합영역이라고 합니다. 이곳에 ‘아는 것’에 대한 기억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기억 장소는 어디일까요? 뇌 과학자들이 지목하는 장소는 기저핵입니다. 기저핵은 감각 연합의 바로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스키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스키를 ‘타는 방법’에 대한 기억은 대뇌피질의 감각 연합영역, 스키를 ‘탈 수 있는지’에 대한 기억은 기저핵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감각 연합영역과 기저핵의 상호 연결로 슬로프를 멋지게 내려올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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